▲ 하종호(문과대 철학과)교수

본교 총장 선출을 3개월여 앞둔 시점에서 본지는 본교 교수들을 대상으로 총장 선거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하종호(문과대 철학과) 교수 △이상신(문과대 사학과) 교수 △박진우(의과대 의학과) 교수 △정운용(인문대 고고미술사학과) 교수가 응해주었다.

 본지에서는 총장 선출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받습니다. 대표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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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의 입장에서 봤을 때 현재 본교에서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 첫째, 우리 대학이 지향해야 할 이념적 지표를 분명히 설정하는 일이다. 그동안 총장의 개인적인 신념에 따라 고대 전체의 정체성과 교육 이념이 좌우될 때가 많았다. 학내 권력을 독점하는 특정인의 가치관과 이념이 일방적으로 고대에 내재화하는 것을 묵인할 것인지에 대한 비판적 성찰이 필요하다.

둘째, 한국의 모든 사립대학에서는 최종 의사 결정권이 총장과 법인 이사장에게 집중돼 있지만, 이처럼 무소불위의 권력을 견제할 장치가 전무한 상태였다. 그런데 7월 1일부터 발효된 개정 사립학교법에서 대학평의원회가 그런 역할을 맡도록 되어 있으나, 현재 본교에서는 대학평의원회의 설치와 관련해서 아직 어떠한 논의도 진행되지 않고 있다.

셋째, 본교에서 전통적으로 존중해 온 교권을 무시하는 사례들이 근래에 자주 발견된다. 수요자와 공급자라는 경제적인 용어로 사제 관계를 폄훼하고 교수들을 피고용인으로 간주하려는 학내의 일부 세력에 대해서는 구성원들이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 교권은 단순히 교수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대학을 지탱하는 최후의 보루이기 때문이다. 분별없는 언행으로 지탄을 받았던 로렌스 서머스 하버드대학 총장을 중도 하차시킨 것은 바로 하버드대학 교수들의 확고한 교권이었다는 점을 상기해 볼 필요가 있다.

△현 총장선거 방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현 총장선거방식은 어떤 형태의 직선제도 수용할 수 없다는 법인 측의 입장에 따라, 총장후보자들 중 부적격자로 여겨지는 사람을 탈락시키는 네거티브 방식의 예비심사를 하게 되어 있다. 이런 방식은 자칫 후보자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길 수 있으므로 포지티브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바람직한 총장상, 본교 총장이 지녀야 할 덕목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 한국 사회에서 차지하는 본교의 위상으로 인해 총장 이후의 경력을 위한 발판으로 총장직을 노리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 본교 총장은 이러한 세속적인 출세욕을 버리고, 교수와 학생들의 모범이 될 만한 학문적인 수월성과 덕망을 갖춰야 한다. 그리고 고대 발전을 위해 온 몸을 던지는 열정과 다양한 학내 여론을 능숙하게 수렴하는 리더십의 소유자여야 한다. 여기에다 총장 임기를 마친 후에는 다시 연구실로 돌아가서 강의와 연구에 매진하는 ‘타고난 학자’라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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