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에 들어 환경은 전세계적인 화두로 떠올랐다. 무분별한 개발과 무자비한 전쟁으로 지구촌 곳곳은 해결하기 힘들 정도로 황폐해졌다. 2006 피스앤그린보트에서는  △저어새 △핵 문제를 축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지속가능한 환경’을 모색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전세계적으로 1600여마리만이 남아있는 저어새가 일본 하카타의 와지로 갯벌을 거닐고 있다

△사라져가는 철새 - 저어새
저어새는 한반도의 비무장지대인 한강하구와 서해무인도에서 번식하고 일본, 홍콩, 베트남, 필리핀 등지에서 월동하는 물새로 지구상에 1600여 마리만 생존해있다. 첫 번째 기항지였던 일본 하카타의 와지로 갯벌에서는 강화도 부근에서 여름을 보내고 겨울을 나기 위해 하카타 항으로 이동하는 저어새를 볼 수 있었다.
먹이를 먹을 때 고개를 이리저리 젓는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 저어새. 일본어로는 도리도리, 영어로는 입이 스푼과 같이 생겼다고 해서  Black-faced spoonbill이라고 불린다. 최근 하카타만의 매립사업이 진행되면서 갯벌 환경이 악화되어, 저어새를 비롯한 철새들이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삼성사회 봉사단의 박현서 씨는 “아시아를 비롯한 세계를 돌며 생존하는 철새들이 줄어드는 것을 직접 눈으로 목격하니 지금까지 환경에 대해 우리가 너무 무심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지금이라도 개발과 환경보전의 모순 속에서 환경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점검해 봐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두 번째 기항지인 홍콩에서는 홍콩 북서쪽 ‘깊은 만(Deep Bay)’에 위치한 마이포 습지를 찾았다. 마이포 습지는 1500ha에 달하는 지역이 람사보호지역으로 정식 등록되어 있는 세계적인 습지이자, 철새와 야생동물의 안식처다. 마이포 습지에서 어부 체험을 한 임경아(연세대 신방03)씨는 “새들은 우리가 억지로 파괴하지 않으면 단지 ‘그 곳에 있는 것일 뿐’이다”라며 “새들을 비롯한 환경을 포기한 것은 인간”이라며 소감을 밝혔다.

△전세계 비핵화를 위하여
지난해 한반도를 뜨겁게 달궜던 주제 중 하나는 ‘북핵’이었다. 핵무기를 둘러싸고 급박히 돌아갔던 국제 정세 속에서 핵은 나라간 세력다툼의 수단에 불과했다. 2006 피스앤그린보트에서는 핵 문제를 인권과 환경에서 바라봄으로서 핵 반대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다.
이러한 취지에서 환경재단과 피스보트는 한반도 전역의 비핵화, 북한을 적대시하는 외교가 아닌 대화로 해결해 나가는 외교,  NO NUKES FOR PEACE&GREEN ASIA(아시아의 평화와 환경을 위한 핵반대), NO MORE HIBAKUSHA(피폭자 없는 세상) 배너를 제작하여 평양 및 뉴욕 UN본부에 전달한다는 내용으로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특히 한국인 피폭자인 곽기훈씨와 일본인 피폭자인 아마노 후미코 씨가 게스트로 승선해 피폭체험과 그 삶을 널리 전하고, 핵무기의 위험성과 평화의 중요성, 그리고 모든 핵무기, 모든 전쟁을 없앨 필요성을 호소했다. 이와 더불어 배에서는 ‘핵 사진전’이 열려 핵 피해의 참상을 참가자 모두가 보며 핵 반대에 공감하는 계기가 됐다.
아마노 후미코 씨와 곽귀훈 씨의 피폭 증언을 들었던 만화가 이동수씨는 “강제징용으로 일본에 간 곽귀훈 씨가 피폭자가 된 이야기를 듣고 가슴이 답답해져 순간적으로 일본인들에게 원자폭탄의 고통과 36년의 식민 지배 중 무엇을 고르겠느냐고 물어보고 싶었다”라며 “그러나 모든 것의 원인은 전쟁과 핵이며 피스앤그린보트를 통해 참된 연대를 고민할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일방적인 가해자나 피해자는 없다. 한일 양국은 서로가 피해자라는 생각을 버리고 아시아의 구성원으로서 아시아의 평화에 대해 함께 큰 그림을 그려나가야 할 때다.
/전혜영(문과대 국문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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