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소설 <불멸의 이순신>이 드라마와 게임 등 다양한 장르로 만들어져 인기를 끌었다. 이에 대해 김탁환 카이스트(KAIST)교수는 “이제 장르와 장르 사이를 넘나드는 이야기 만들기가 중요한 문화콘텐츠 자산으로 평가받기 시작하고 있다”며 “이제는 활자문학에 안주하지 말고 영상문학, 디지털문학을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스토리텔링 콘텐츠가 되기 위한 요건은 무엇일까.
컴퓨터 게임 시나리오의 경우 영화나 애니메이션처럼 사건을 시간순으로 전개하는것 보다는 허구적 공간 구조가 중요하게 부각된다. 허구적 공간 구조는 지도, 아이템, 유닛 등의 제반환경을 뜻한다. 따라서 이용자가 자유롭게 탐험할 수 있게 하는 장치 마련이 필수다. 예를 들어, 게임 <워크래프트3>의 경우 시작할 때는 전체 공간이 검은색으로 덮여 있지만 이용자가 유닛을 이동시키면 유닛의 이동경로를 따라 검은 부분이 걷히면서 원래의 지형이 드러난다. 이를 통해 이용자는 하나의 새로운 이야기를 구성할 수 있다.

스토리 구성 시 다양한 중간 단계의 플롯과 결말을 준비하는 것 역시 필요하다. 이를 통해 동일한 형태의 결과물이 나오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여자아이가 성인이 될 때까지 키우는 게임 <프린세스 메이커>는 키우는 과정에 따라 아이의 미래 직업이 달라진다. 또한 인터넷으로 쌍방향 교류가 가능해지면서 서사 구조의 선택을 사용자에게 맡기는 경우가 늘고 있다. <리니지2>는 중심 플롯을 설정하지 않아 결말을 보기 위해 행해야 할 임무와 목표가 없다. 따라서 사용자는 자유롭게 자신만의 게임 구조를 선택하게 된다.

한편 최근에는 뉴스에도 디지털 스토리텔링이 적용되고 있다. 뉴욕 타임즈의 경우 알 자르카위 사망 기사에 자체적으로 제작한 12장의 사진, 지도, 오디오 자료와 AP통신의 동영상 콘텐츠를 배치했다. 또한 관련 링크 정보를 소개하며 이용자가 콘텐츠의 흐름을 조절할 수 있게 했다. 국내의 CBS 노컷뉴스는 자체 동영상팀을 통해 취재현장을 촬영해 홈페이지에 기사와 함께 동영상 등을 삽입해 서비스한다.

이처럼 사회 속에서 점점 힘을 얻고 있는 디지털 스토리텔링에 대해 이인화 이화여대 교수는 “현재의 디지털 스토리텔링은 즉물적인 흥미와 오락성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며 “상호작용성을 이야기 예술 특유의 매력, 즉 서사성과 통합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디지털 스토리텔링은 아직 국내에선 미개척 분야이다. 최근에서야 서점가에 관련서적이 출판되고 있는 중이다. 그렇다면 현재 디지털 스토리텔링을 공부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서적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디지털 스토리텔링>, <시나리오 가이드>, <인터렉티브 스토리텔링>, <Learning from Museums : Visitor Eperiences and the Making of Meaning>, <Literacy in the New Media Age>, <게임 개발 프로젝트를 성공으로 이끄는 게임기획 & 디자인>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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