칙북의 인기와 더불어 이들을 바탕으로 한 영화나 드라마 제작이 활발하다. 이렇게 만들어진 영화나 드라마로는 2001년 개봉한 (브릿짓존스의 일기)부터 작년에 인기를 끈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섹스 앤 더 시티) 등이 있다. 이들은 여성을 주인공으로 해 일과 사랑에 있어 능력있고 솔직한 모습들을 보여준다.

그러나 화려하게 묘사되는 이들에 대한 비판도 제기된다.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극중 인물인 미란다는 유명한 잡지사의 편집장으로 프로의식을 가진 당당한 커리우먼이다. 그녀가 하는 말인 “That' all” 한마디에 모든 사람이 움직여야 된다.

이처럼 대부분의 칙북관련 영화 속 주인공들은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와 권력을 가지고 있고, 당연하다는 듯이 ‘명품’ 제품들을 가지고 다닌다. 그러나 (섹스 앤 더 시티)의 자유로운 성담론이나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비춰지는 잡지사의 모습들은 국내 여성사회와 다소 거리가 멀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한국의 여성 대부분은 극중 주인공과 같이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를 갖고 있지 않다”며 “주인공의 모습은 자신이 처한 현실에 대한 도피 방법 중 하나로 이들은 극 중 영화 속 캐릭터를 통해 자신의 욕구를 분출한다”고 말했다. 이는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직장에서와는 달리 가정에선 순종적인 아내로, 다정한 어머니로 돌아가는 미란다의 모습에 더욱 가깝다.

또한 인간의 욕망을 다루는데 있어 화려함과 환타지적 요소를 지나치게 부각시켰다는 지적도 있다. 이것은 현대인들의 어려움을 사실적으로 담아내려는 본래의도와는 다른 부분이다.

함고운(사범대 지교05)씨는 “영화에서 비춰지는 모습들을 통해 대리만족하는 부분도 있지만 모두가 똑같이 따라하려고만해 거부감이 생길 때도 있다”라고 말했다.전문가들은 칙북관련 영화를 즐기는데 있어 너무 인간의 욕망에만 접근하지 말 것을 당부하며 삶의 어려움을 개인이 아닌 타인과의 관계속에서 해결해보라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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