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비쿼터스 시대의 미래 주택

손끝만 대면 원하는 정보를 실시간으로 얻을 수 있는 세상. 상상 속에서나 가능할 법한 이 이야기는 머지않은 일상의 모습이다. 언제 어디서든 자유롭게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시대가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유비쿼터스 시대는 현재의 인터넷 세상과는 다른 개념이다. 오늘날 우리가 인터넷이란 가상공간에서 모든 일을 처리하는 것과 달리 유비쿼터스 시대엔 물리적인 도시공간에서 언제, 어디서든 어떤 기구로도 정보의 획득이 가능하다. 위에서 살펴본 침구의 수면조절시스템, 좌변기의 건강시스템, 코디옷장, 스마트 액세서리 등은 최근 몇 년 간 개발된 IT 기술의 집합체라 할 수 있다.

△임베디드 시스템(embedded system)
-위의 다양한 ‘스마트’ 기기들엔 모두 임베디드 시스템이 적용됐다. 임베디드 시스템이란 ‘끼워 넣은’ 시스템이라는 뜻으로 원래의 제품에 추가로 탑재돼 그 제품 안에서 특정한 작업을 수행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주된 용도가 통화인 휴대폰에 텔레비전 기능이 들어가 있다면, 텔레비전 기능이 바로 임베디드 시스템이다. 한마디로 구체적인 특정 IT 기술이 아니라 다양한 IT 기술들을 하나의 기기 안에 집약하는 시스템 체계를 의미한다. IT 기술을 다양하게 조합해 비즈니스에서 생활에 이르기까지 꼭 필요한 기기를 생산해 내는 ‘임베디드 IT'가 앞으로는 더욱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흐름에 따라 최근 정보통신부는 ‘IT기술 미래예측 2020’ 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를 통해 우리 생활을 변화시킬 미래 기술을 예시하고 IT를 기반으로 한 다른 업종과의 융합기술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임베디드 IT 종합계획’의 수립을 계획 중이다.

△와이브로(Wibro)
-‘WiBro’는 ‘Wireless Broadband Internet’의 줄임말로 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와 주요 이동통신 업체들이 공동 개발한 무선 휴대인터넷 서비스다. 이로인해 시속 100㎞ 이상의 속도로 빠르게 움직이는 차량 안에서도 PC나 휴대형 정보 단말기를 이용해 초고속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
이동통신은 주파수라는 한정된 자원을 쓰기 때문에 이를 여러 시스템이 효율적으로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다중접속방식을 이용한다. 즉 접속을 원하는 다수에게 각각 다른 주파수를 할당하는 것이다. 와이브로는 이 다중접속방식 중 하나로 CDMA나 DMB와 같은 표준 방식이다. 통화할 땐 CDMA, 방송프로그램을 볼 땐 DMB를 쓰듯이 무선 휴대인터넷을 할 땐 와이브로 방식을 쓰는 것이다.
기존 휴대폰으로 하는 인터넷은 느린 속도에 비해 가격은 비싸고 볼 수 있는 웹사이트도 제한적인데 비해 와이브로는 이보다 3∼4배 빠르고 유선 초고속인터넷처럼 인터넷의 모든 웹사이트를 모두 방문할 수 있는데다 상대적으로 사용요금도 싸다.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
RFID는 생산에서 판매에 이르는 전 과정의 정보를 초소형칩(IC칩)에 내장시켜 이를 무선주파수로 추적하는 기술이다. 반도체 칩과 센서가 들어있는 RF 태그(RF ID tag)는 바코드와 비슷한 원리를 갖고 있다. 하지만 저장용량이 적고, 실시간 정보 파악이 불가능한 바코드와는 달리 RF 태그는 무선주파수를 사용하기 때문에 판독기를 칩에 직접 대지 않고도 주파수 대역에 따라 최대 27m 떨어진 곳에서도 인식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백화점에서 프랑스산 와인을 구입한다고 하자. 기존의 바코드라면 가격이나 출고 시각 등 와인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만 들어있다. 하지만 RF 태그에는 그 와인이 언제, 프랑스 어느 지방의 농장에서 생산됐고 운반되는 동안 어느 나라를 거쳤는지, 당도는 얼마이고 도수는 어느 정도인지 등 와인에 대한 모든 정보가 들어있다. 또한 판독기가 내장된 핸드폰으로 포도주에 대한 정보가 실시간 전달된다. 현재로선 RF 태그의 단가가 너무 높고 판독기의 크기가 커서 예처럼 상용화되지 않고 있지만 수 년내에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나날이 발전하는 디지털 기술에 따라 기술·서비스·네트워크 간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는 오늘날, 소비자가 원하는 더 새롭고 편리한 상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하나의 기기와 서비스에 모든 IT기술을 집약해야 한다. 이러한 통합을 디지털 융합(digital convergence)이라 한다.
이원준(정보통신대 컴퓨터·통신공학부)교수는 “인간의 표정을 읽고 오감을 인식하는 감성형 기기를 사용할 수 있는 날도 멀지 않았다”며 “이런 감성형 기기들은 인간의 생체적, 심리적 작용과 관련된 다양한 기술이 융합돼 있는데 BT, AT 등의 기술 중 기반이 되는 것은 IT”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첨단 IT 기술로 인해 사생활 침해, 인권 침해, 정보의 독점 등의 부정적인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이 교수는 “RFID가 보편화될 경우 이를 악용하기 시작한다면 사생활 침해가 더욱 심해질 것”이라며 “기술의 발전도 중요하지만 그에 비례해 법과 제도도 쫓아가야 한다”고 IT기술과 제도간의 협력을 강조했다. 또한 백두권(정보통신대 컴퓨터·통신공학부)교수는 “유비쿼터스 네트워크는 마치 컴퓨터 네트워크에 의한 인터넷 연결망처럼 미래의 정보 인프라가 될 것”이라며 “이 때문에 지금보다 사생활의 보안에 더 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오히려 연구 주제로 도전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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