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의 대학 입시제도는 어떨까?

미국은 학생선발에 관한 자율권이 전적으로 대학에 있다. 대학은 기본적으로 수험생의 고등학교 내신, SAT(미국 수학능력시험) 성적, 에세이를 제출 받는다. 여기에 봉사활동, 팀워크, 리더십 경력, 예체능 활동 등을 대학별로 마련한 고유의 기준에 따라 종합적으로 반영해 학생을 평가한다.

미국의 대학들은 고등학교 내신을 대입 전형에 반영한다. 미 대학의 입학사정관은 대학 지원자에 대한 점수를 부여할 때 본인의 능력뿐만 아니라 출신 고등학교의 교과과정과 수준 등을 고려한다. 이를 위해 미 교육부는 학교평가제도인 ‘블루리본 스쿨’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미 전역의 13만 3000여 개 고등학교 가운데 학문적으로 우수한 발전을 했거나 학생들의 성적이 크게 향상된 학교 300여 개가 선정된다.

기여입학제는 유명 사립대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기부금을 낸다고 바로 입학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원자가 자기소개서에 선대(先代)의 기여를 밝히면, 대학에선 지원자의 고등학교 내신, SAT 성적, 봉사활동 등을 고려해 일정한 기준에 부합할 경우에 입학을 허가한다. 기부자의 손자 대부터 적용되는 경우가 많다.

일본의 경우도 문부과학성이 입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만 어디까지나 참고사항일 뿐 대학에 학생선발 자율권이 있다. 이에 따라 사립대는 물론 국 · 공립대도 대학별 고사를 치르고 있다. 일본의 대학별 고사는 우리나라의 예전 본고사와 유사하다. 대학입시에 고등학교 내신을 반영하지 않기 때문에 고교등급제는 논의 자체가 없다. 대부분의 영역에서 대학의 자율권이 보장되지만 기여입학제는 정부에 의해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 다만 일부 치 · 의대에 한해 재정상의 이유로 기여입학이 이뤄지고 있다.

중국은 본고사도 보지 않고 고등학교 내신도 반영하지 않는다. 중국의 대입 전형은 우리나라의 대학수학능력시험과 비슷한 ‘전국통일고사(가오카오, 高考)’를 기초로 이뤄진다. 기여입학제는 제도적으로 불가능하다.
유럽은 학제 자체가 우리나라와 달라 대입 제도의 단순 비교는 어렵다. 유럽의 국가들은 주로 별도의 대입자격시험을 실시한다. 대표적인 예로 프랑스에서 시행되는 대입 자격시험인 ‘바칼로레아’가 있다. 프랑스의 학생들은 이 시험에 합격하면 희망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 입시제도는 대학 입학이 아니라 고교 졸업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독일도 마찬가지로 대입 자격시험인 ‘아비투어’를 치러야 한다. 아비투어 성적과 김나지움(독일의 중고등교육기관) 12~13학년의 성적을 종합 평가하는데, 그 결과가 대입 자격을 부여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

영국에서는 고등학교 3학년 6월에 우리나라의 대학수학능력시험과 같은 대입시험인 ‘에이레벨(A level)’을 치른다. 국어 · 수학 · 물리 · 철학 등 10여 과목 가운데 2~4개에 합격하면 대학에 들어갈 수 있다. 일류 대학은 보통 4과목 이상 합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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