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자전거는 ‘교통수단’보다는 ‘레져용 도구’에 가깝다. 우리나라 자전거교통분담률이 3%인데 반해 네덜란드 그로닝겐주와 일본의 도쿄시는 각각 50%, 25%로 경쟁력 있는 교통수단으로 대접받고 있다. 이는 자전거와 대중교통간 연계성의 차이 때문이다. 현재 유럽과 일본에선 자전거를 대중교통과 연계해 개인승용차 이용을 억제하고 있다. 대중교통과 자전거, 보행자, 도로를 유기적으로 연결시키고 통합하는 것을 복합교통연계주의라 한다.

‘자전거로 역까지, 역에서 직장까지’란 말은 교통복합연계주의를 가장 잘 나타내는 슬로건이다. 이러한 연계를 위해선 자전거의 대중교통 탑승, 대중교통역 근처를 비롯한 도심 곳곳에 자전거 주차장 확보, 대중교통 역까지 자전거의 안정적인 접근성 확보가 필요하다.

▲ 유럽에선 버스에 싣는것이 일반화돼 있다.
현재 유럽에선 자전거를 갖고 버스나 기차, 지하철에 탑승이 가능하다. 덴마크의 경우 교외철도에 별도의 자전거 허용칸을 두고 있다. 독일 철도 에스반도 자전거 보관 허용 자리가 마련돼 있다. 이러한 시설 덕분에 유럽에선 역까지 자전거를 타고간 뒤, 자전거를 갖고 기차에 탑승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북미에선 버스 앞부분에 자전거를 매달 수 있는 바이크 랙(bike-rack)이 설치돼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서울시가 지하철에 자전거를 싣고 다니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흐지부지 됐다. 서울시가 자전거 탑승 공간으로 기존의 휠체어 전용공간을 활용한다고 하자 시민단체가 반발했기 때문이다.

유럽과 미국의 도심, 특히 지하철 역과 버스정류장 근처 곳곳에 마련된 자전거 주차장도 자전거와 대중교통간의 연계에 일조한다. 독일과 네덜란드의 정류장, 역근처엔 자전거 주차장이 확보돼 있다. 또한 독일 중앙역 근처엔 1000대 이상 수용할 수 있는 자전거 주차장이 있고,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시엔 자전거 3000대가 주차가능한 3층 규모의 자전거 주차장이 마련돼 있다.

이외에도 유럽도시의 도심 곳곳엔 자전거 주차장이 확보돼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팔로알토는 지방 조례를 통해 일정규모를 초과하는 신축건물은 안전한 자전거 주차장과 사용인을 위한 샤워시설도 갖추도록 했다. 또한 일본은 지방행정부가 철도기관과 사기업의 자전거 주차공간 확보를 법률로 규정하고 있다.

▲ 기차에도 자전거를 위한 공간이 마련돼 있다.
자전거 이용자들이 안전하게 지하철역, 버스정류장 등에 접근하도록 다양한 노력도 진행되고 있다. 버스전용차로와 자전거도로를 혼용하는 영국 런던은 버스기사에게 자전거보호를 위한 운전자 교육을 실시한다. 독일에서는 대형트럭 운전자들이 자전거를 발견하면 비상등을 켜고 운행하도록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일반차량 운전자에게 추가적인 싸이드미러를 장착하도록 의무화하는 것도 자전거 보호를 위한 방안중 하나다.

독일은 또한, 자전거 정지선을 자동차 보다 약간 앞으로 설정해 신호교체시 자전거가 먼저 출발하게 했다. 네덜란드는 자동차 신호등과 함께 자전거 전용신호등이 있으며, 자동차보다 자전거가 우선신호를 받게 돼 있다. 또 자전거도로로 보행자들이 걸어다니지 않는다. 이러한 정책적인 지원과 노력을 통해 유럽과 미국, 일본 등에선 교통수단으로서의 자전거문화가 확고히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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