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마디즘이 국내 대중들에게 본격적으로 알려진 때는 ‘디지털 노마드’ 개념이 상업적으로 활용된 후다. 프랑스의 사회학자 자크 아탈리(Jacques Attali)가 <21세기 사전>에서 사이버 유목민이라는 의미를 지닌 ‘디지털 노마드’라는 용어를 처음으로 사용했다. 그는 그의 저서 에서 21세기에는 인류가 1만여 년의 정착생활을 청산하고 첨단 디지털 장비로 무장해 세계를 떠도는 ‘새로운 유목민’이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이후 ‘디지털 노마드’는 휴대폰과 노트북, 디지털카메라 등 첨단 장비를 갖추고 여러 나라를 옮겨 다니며 일하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국내 IT관련 기업에서는 이를 제품 광고에 도입했다. 삼성 노트북 광고 ‘디지털 유목민, 센스’이 대표적 사례다.

또한 노마디즘은 정치학적 담론으로도 사용되고 있다. <아우또노미아>의 저자 조정환 씨는 “중앙집권화는 개체의 자율적 힘을 무력화 시킨다”며 개인의 특수성을 중시하는 노마디즘을 통해 중앙집권화를 극복할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진석 인하대학교 철학과 교수는 “지금의 유목주의는 철학적 의미뿐 아니라 문화적·정치경제학적 이미지와 관습들이 뒤엉켜있는 덩어리”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90년대 중반 이후 유목주의는 애초의 철학적 의도와는 달리 오히려 세계화와 신자유주의의 바람을 타는 듯하다”며 “이 경우 유목주의는 자본과 합치돼 공격성을 띠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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