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인의 사회 참여인가, 권력 줄서기인가
지식인의 사회 참여인가, 권력 줄서기인가
  • 전혜원 기자
  • 승인 2008.09.20 22:26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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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성 부족한 한국의 정치 현실이 찾은 제3의 대안

 

 

 

 

 


현실 정치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해온 본교 교수들은 상당수다. 이명박 정부 출범 당시엔 본교 곽승준, 김병국 교수가 청와대 수석비서관으로 임명돼 활동했다.

교수의 정치 참여는 △청와대 △정부 각 부처 △정당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이뤄진다. 또한 △정부 산하 연구소 또는 위원회 참여 △각종 정책 자문, 나아가 △정치적 의사를 표현하는 모든 행위까지도 넓은 의미에서 ‘정치 참여’의 범주에 포함된다.

사회 각 분야에서 전문가의 역할이 중요해지면서 교수들은 학교를 떠나 적극적으로 현실 정치에 뛰어들고 있다. 정부 부처 장·차관이나 대통령실 수석비서관 등엔 교수 출신 인사가 두드러진다. 공직 중 개방직 부문에서도 교수 참여가 활발하다. 고위공무원 임용심사를 맡고 있는 행정안전부의 한 관계자는 “해당 분야에서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민간의 우수 인력을 활용하고자 특별채용 등을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국가 행정이나 정치권에서 교수의 참여를 필요로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부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한 교수는 기존의 관료나 정치인이 하지 못하는 개혁과 혁신을 교수가 해낼 수 있다고 말한다. 타성에 젖어 현 체제를 바꾸기 거부하는 관료나 선거에 얽매인 정치인보다는 이해관계로부터 자유로운 교수가 제3자의 입장에서 변화를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성을 가진 정치인들이 부족한 상황에서 교수라는 타이틀이 갖는 영향력에 주목하는 시각도 있다. 홍성태 참여연대 부집행위원장은 “학벌사회인 한국에선 정치인의 학력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어 교수 출신이라면 일단 국민들이 더 믿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현실 참여는 지식인의 사명
교수의 정치 참여를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하게 존재한다. 우선 교수 자신의 전문성을 발휘해 사회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정경대의 한 교수는 “우리나라는 인재 풀이 적은데 좋은 인재가 소속 대학의 일에만 전념해야 한다는 것은 지나치게 편협한 발상”이라며 정치 참여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소장을 맡기 위해 휴직계를 낸 남성욱(인문대 북한학과)교수는 “사회과학 자체가 이미 현실 개선을 목적으로 하는 학문”이라며 “특히 정책 자문을 통한 사회 참여는 지식인에게 주어진 사명이자 의무”라고 강조했다.

현실 참여 경험이 교단으로의 복귀 이후 연구와 교육에 도움을 준다는 측면도 있다. 정부에 참여했던 행정학과의 한 교수는 “국가 조직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비로소 알게 됐고 학자들이 현실과 괴리됐다는 비판이 어떤 의미인지 절실히 깨달았다”며 “학교에 머문 것과 비교할 수 없는 엄청난 경험이었다”고 회고했다. 또 다른 교수는 “보다 현실적인 지식을 얻기 위해 사회 경험이 풍부한 교수의 강의를 선호하는 학생들도 상당수”라며 “연구 및 강의에 충실한 교수도 있고 안팎으로 열심히 뛰는 교수도 있듯 대학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교수 사회 내의 다양성은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냈다.

권력 추종하다 교수 역할 못해
반면 교수의 고위직 진출이 소신이나 전문성 발휘보다는 권력 지향적 성격이 강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전영평(대구대 도시행정학과)교수는 “(교수들이) 크게 이념적인 차이가 없는데도 이해관계에 따라 자신을 포장한다”며 “평소에 해오던 자기주장과는 반대로 윗사람의 주문에 따라 기능적으로 봉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평가했다. 박상훈 후마니타스 대표(정치학 박사)는 합리적 인사 기준이 없다는 점을 지적한다. 학문적 권위나 전문성보다는 △사회적 위신 △학벌 △인적 네트워크가 더 크게 반영되고 논공행상 식으로 인사가 이뤄지는 게 문제라는 것이다. 박상훈 대표는 “정치권력에 대한 교수들의 무분별한 줄서기가 계속될 경우 지식인과 권력의 비판적 거리 유지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교수로서의 역할에 집중하지 못해 학생과 대학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문제도 제기된다. 휴직하지 않은 채 비상임 위원장직을 맡았던 한 교수는 “교수 개인의 각별한 노력 없이는 외부 활동과 동시에 연구 및 교육에 충실하기 어렵다”며 “(정치 참여에는) 긍정적인 효과만큼 비용 또한 드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휴직을 전제로 현실 정치에 몸담는 경우는 더 심각하다. 휴직이 장기화되고 복귀 여부가 불확실하거나 갑작스럽게 임명이 결정되면 강의 배분 등 학교 행정에도 차질이 생기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학기 곽승준 교수가 맡기로 했던 ‘미시경제이론’ 강의는 개강 직전인 지난 2월 26일 곽 교수의 휴직에 따라 다른 교수로 대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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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 2009-03-17 16:18:10
좋은 기사 잘 읽었습니다.. 교수님들의 정치 참여가 실제로 효과가 있었는지에 대한 자료는 아직 없나요?

K. 2008-09-22 12:04:02
기사를 읽다보니, 두 의견에 모두 수긍하게 되었습니다. 자신이 어떤 선택을 하던지 책임감을 갖고 일을 한다면, 비판을 줄일 수 있지 않을까요. '지식인의 현실참여'라는 좋은 취지를 갖고 있다면, 주로 비판을 받고 있는 지식인으로써의 본분과 역할에도 소홀히 하지 않아야 하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둘 다 책임감을 갖고 잘 해낼 자신이 있다면 더 없이 긍정적이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