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생 260명에게 실시한 설문을 통해 본지가 ‘본인이 생각하는 만족스러운 놀이’에 대해 주관식 문항을 제시했다. 학생들은 △끝난 후에도 후회되지 않는 놀이 △삶의 활력소가 되는 놀이 △비용 대비 최대 만족 등 자신의 생각을 다양하게 표현했다.

하지만 많은 학생들이 ‘만족스러운 놀이가 무엇인가’에 대해 명쾌한 답을 내리진 못했다. 일부는 △음주 △게임 △데이트 △영화 등 자신이 가장 선호하는 놀이 활동을 단편적으로 답했다.

또한 노는 것과 쉬는 것을 혼동하는 경우도 있었다. 일부는 본인에게 만족스러운 놀이의 정의를 △자는 것 △휴식이나 산책 △공부나 일 이외의 모든 것 등으로 답했다. 서울대 인류학과 전경수 교수는 “놀이는 일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에너지를 소모하는 개념이므로 놀이를 행한 후엔 쉼으로써 에너지를 재충전할 필요가 있다”며 “현대인에게 스트레스의 지속과 우울증이 생겨나는 것은 일-놀이-휴식이라는 세 박자의 균형을 유지하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하다”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사회적 관계 속에서 행해지는 놀이를 만족스럽다고 느끼는 학생들도 많았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부담없이 즐기는 것 △마음에 맞는 사람과 시간을 보내는 일 △다른 사람들과 교류하는 것 등의 답변이 나왔다. 이외에 ‘이성친구와 함께’라는 단서를 붙이는 경우도 있었다. 영화칼럼니스트 최광희 씨는 ‘<헤어스프레이>, 촛불집회 그리고 호모루덴스’라는 글을 통해 ‘놀이는 필연적으로 사회적 의미를 내포한다’며 ‘인간은 누군가와 함께 노는 행위를 통해 스스로의 존재감을 확인한다’고 말했다.

‘몰입할 수 있는 놀이’가 만족스런 놀이라는 답변도 있었다. 배상영(문과대 사학06)씨는 “일·공부에 대한 만족은 능력이나 결과물에 대한 평가에 크게 좌우되는 반면, 놀이는 그와 상관없이 몰입자체를 통해 만족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하이 칙센트미하이(Mihaly Csikszentmihalyi)의 저서 <몰입의 즐거움>에서 저자는 ‘몰입되지 않는 놀이는 피곤함만 초래한다’며 ‘몰입에 뒤이어 오는 것이 행복이다’고 전한 바 있다.
김문조(문과대 사회학과)교수는 “‘놀이’란 열락적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것으로, 학계마다 그 정의는 달라질 수 있지만 의미자체는 같다”며 “본인에게 만족스러운 놀이는 자신이 원하는 정도와 기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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