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상우 기자)
“이슬비에 옷 젖듯이 나의 것이 되어가는 것이죠” 지난 9일(금) 만난 전성기 중앙도서관장은 감명 깊은 한 권의 책 대신 여러 책을 펼쳐 놓고 독서를 이슬비에 비유했다. 전 관장은 울림을 주는 깊이 있는 책을 읽기 위해 다양한 책을 읽어 볼 것을 권유했다. “책을 통해 지식을 얻는 것도 중요하지만 독서를 통해 진정한 교감을 얻는 것이 중요해요. 지식이야 인터넷 등 다른 매체를 통해서도 쉽게 구할 수 있지만 영양가 있는 교감을 갖긴 어렵죠”

전 관장은 교감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본교생의 편중된 독서 생활을 지적했다. “지난 도서관 대출 도서 목록을 보면 상위 목록의 대부분이 판타지 소설, 일본 추리 소설 뿐이에요. 글 읽는 문화가 성숙해지기 위해선 흥미뿐만 아니라 사색과 성찰을 할 수 있는 책을 탐색하는 것이 필요해요.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가 쓴 <죽음의 순간>은 죽어가는 환자의 심리를 관찰하며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드는 책이죠. 대학 학부과정의 학생들이 고민할만한 주제예요”

그는 또한 닐 도날드 월쉬가 쓴 <신과 나눈 이야기>를 추천하며 도서관을 적극 활용할 것을 권장했다. “이 책은 미래와 존재, 신과 영혼, 내면세계를 다루는 흥미로운 책이에요. 처음 이 책을 번역서로 읽으면서 원서의 느낌은 어떨지 궁금했어요. 그래서 영어로 된 원서도 읽어보고 전공인 불어로도 읽어봤어요. 다양한 언어의 맛도 느끼며 외국어 공부도 되고 책의 깊이도 더해주는 방법이죠. 학생들도 번역서를 읽고 나면 도서관에 원서를 주문해 읽어보길 추천해요”

전 관장은 도서관의 활용이 단순히 열람실 이용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칭화대와 북경대를 비롯해 여러 유명 대학들이 도서관에서 열람실을 빼내 도서관의 전체적 구조를 개가식으로 만들고 있어요. 도서관의 왜곡된 활용을 정상적으로 돌려 다시 책 읽는 도서관으로 만드는 추세죠. 도서관에 자기 책을 가져와 취직공부를 하고 시험공부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체적인 삶의 양식을 채우는 것 또한 중요한 일이에요. 공부로 지식을 채우는 것보다 핵심을 짚고 문제 제기를 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죠.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읽는 것부터 시작해 보람 있는 대학생활을 고민해보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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