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정기고연전 개막이 7일 앞으로 다가왔다. 1965년부터 40번에 걸쳐 치러진 가을의 전쟁은 올해도 고대인들의 함성으로 가득할 것이다. 매년 고연전이 끝나면 승리의 기쁨이, 때로는 패배의 아픔이 남지만, 무엇보다 화합과 즐거움이 남는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음식물 쓰레기라는 아쉬움이 함께 남는다. 

음식물 쓰레기 문제는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음식물을 남기지 말자’ ‘적당량만 받아서 다 먹자’ 등 음식물 쓰레기 캠페인이나 홍보문구들은 너무 많아 이제 식상함이 느껴질 정도이다. 하지만 이것은 아직도 음식물 쓰레기가 그만큼 많이 배출되고, 그만큼 안 지켜지고 있음을 반증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은 지속적으로 감소해 26%에 머무르고 있으며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 그룹에 속해 식량자원으로 평가하면 진정한 선진국이라고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시점에서 음식물을 생산, 가공하여 소비하는 우리의 식문화는 어떤지 정말 진실된 마음과 역사를 두려워하는 겸손함으로 반성해 보아야 할 때이다. 실상 우리나라는 대부분의 1차 식자원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어 우리 생명을 외국에 맡기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우리는 이러한 현황에도 불구하고 무의식적으로 음식을 단순히 돈으로 팔고 사는 공산품처럼 인식하고 있어 자기가 만족하거나 필요성을 느끼지 않으면 언제든지 버릴 수 있는 쓰레기로 생각하고 있지는 않는가. 

이러한 국가적 상황에서 우리는 고연전에서 남겨지는 음식물에 대해 고찰해 볼 필요가 있다. 고연전은 두 학교의 대대적인 정기 행사인 만큼 소비되는 음식물 또한 많다. ‘고대빵’에서 지급되는 빵을 비롯해서 ‘기차놀이’를 통해 받는 음식물 등이 그것이다. 응원 중 허기를 달래기 위해 학생들에게 제공되는 빵은 입맛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남겨지는 사례가 허다하며 욕심을 부리고 많이 가져갔다가 결국 짐이 되어 버려지고 있다. 기차놀이 음식물 또한 그렇다. 과별 동아리별로 음식점에 들어가 공짜로 받아오는 음식물이기 때문에 ‘우선 다 받고 보자’라는 욕심으로 지나치게 많이 받아 남겨지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따라서 고연전에서 나오는 음식물 쓰레기는 축제 과정에서 어쩔수 없이 나오는 쓰레기로 치부하기에는 문제가 있다.

음식물쓰레기로 인한 피해는 단순히 쓰레기라서 환경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음식물은 남겨져 쓰레기로 처리되는 과정뿐만 아니라 생산, 수입, 유통, 가공, 조리단계에서도 많은 에너지와 비용을 소모하는 에너지 집약체로서, 이에 소모되는 에너지만도 연 579만톤으로 우리나라 최종에너지 소비량의 3%를 차지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음식물 쓰레기 해결문제보다 애초에 발생을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음식물쓰레기로 인한 자원, 에너지 낭비 등 경제가치 손실은 2012년에 25조원에 이를 전망이고 이중 20%만 줄여도 연간 5조원의 사회 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우리 고대인들이 고연전과 같은 큰 행사에서 앞장서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를 행한다면 국가적 이익에 동조하는 것은 물론, 놀이문화까지 성숙한 고대라는 이미지를 확립할 수 있다.

두 학교가 그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겨루는 선의의 경쟁인 만큼 맘껏 응원하고 맘껏 환호하여 승리까지 쟁취하는 그러한 고연전이 되길 바란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음식물 쓰레기 또한 남기지 않아 경기 외적인 측면에서까지 연대를 제압하여 말 그대로 즐거움만 남는 고연전이 되길 바란다.
본교 환경동아리 KU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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