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1695호는 꽤나 다채롭게 구성됐다. 개교기념일을 맞이해 회칙 개정을 요구하는 기사도 실었고, 푸르른 5월의 생기와 어린이날의 즐거움이 잘 느껴지는 사진도 있었다. 근로자의 날 특집으로 노총과 학술포럼도 다뤘고, 미스에이 수지를 인터뷰하며 고대생의 첫사랑 이야기를 실은 공감면도 흥미로웠다.

근로자의 날 특집 기사들은 전체적으로 좋았지만 그 중 가장 높게 평가할 만한 기사는 12면의 ‘한국 복지국가의 정치경제 학술포럼-근로자 복지를 중심으로’이다. 이 기사는 우리나라 전반에 퍼져있는 비정규직 문제를 심도 있게 다뤘다. 또한 사회복지에 관한 이론적인 내용, 국내 노동 현황, 국내 정치적·제도적 메커니즘 등을 통해 근로자 복지에 대해 자세히 보여줬다.

한편 공감 면에서는 미스에이 수지의 인터뷰와 고려대학교 학생들의 첫사랑 이야기가 실렸다. 사실 두 기사 모두 그 내용면에서 특별히 좋은 기사라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다만 영화 ‘건축학개론’과 배우 ‘수지’라는 소재를 통해서 독자들의 관심을 유도했다는 것이 좋았다. 고대신문이 양질의 기사를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학우들의 관심을 얻는 것도 그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미스에이 수지의 사진을 1면에 실었다는 그 이유 하나만으로 이번 호가 이전보다 더 많이 읽혔을 것이다. 일단 흥미가 생겨 신문을 집으면 여러 기사를 보게 될 테고 그러다 보면 애독자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첫사랑 이야기를 고대생 전체에게 공모한 것도 좋았다. 이것은 독자들이 단순히 기사를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직접 참여하는 입장으로 바뀐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 ‘건축학개론’과 관련된 기사가 너무 많았다. 물론 그것을 모티브로 해서 각 기사별로 다른 이야기를 하기는 했지만, 고대신문이라는 하나의 신문이 1695호라는 한정된 지면을 발행하면서 특정 영화를 너무 빈번하게 다뤘다. 같은 소재가 지나치게 반복될 경우 지루해지기 십상이기에 어느 정도의 조절이 필요해 보인다.

6면의 대학 벤치마킹 기사도 아쉬움이 남는다. 이 기사에서는 우리나라 대부분의 학교에서 발생하는 전공배정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영국, 미국의 사례를 제시했다. 우리의 문제를 다른 나라의 사례를 통해 해결하려는 자세는 좋았으나 이것이 단순한 사실 나열에 그쳤다는 것은 한계점으로 지적될 만하다.

김영상 (문과대 사회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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