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력 강의' 김은기·유영만 교수 인터뷰

'창의력 강의' 김은기·유영만 교수 인터뷰학교는 우리에게 창의력을 가르치지 않았지만 세상은 우리에게 창의력을 요구한다.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Creative’를 외치고 더 창의적인 인재, 더 세련된 상품과 기획의 필요성을 역설할수록 보통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창의력에 대한 막연한 외경심과 거리감이 쌓여갈 뿐이다. 진부하고 비슷한 학생들을 어디서든 창의력으로 돋보이는 재원으로 기르고자 ‘창의력 강의’를 여는 교수들이 있다. <창의력 개발> 강의를 진행하는 김은기(인하대 생명화학공학부) 교수와 유영만(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의 <상상과 창조>강의를 인터뷰와 강의록 재구성을 바탕으로 정리했다.

김은기(인하대 생명화학공학부) 교수 - 창의력 개발

▲ 김은기(인하대 생명화학공학부) 교수. 사진 | 장경옥 기자 yes@kunews.ac.kr

1강 SFFORE


개인에 따라 특정 요소에 강할 수도 혹은 약할 수도 있다.

2강 두뇌와 창의력
창의력의 작품이 탄생하기 위해선 유연한 사고를 하는 우뇌와 냉철한 사고를 하는 좌뇌의 상상이 실용화 단계를 거쳐야 한다.<그림1> 성장과정에서 어느 쪽 뇌가 발달되었느냐에 따라 개인의 성향이 결정된다. 그러나 창조의 과정은 두 뇌를 고르게 사용하므로 의식적으로 덜 개발된 뇌를 훈련하도록 해야 한다.
자신의 지능지수(IQ)가 낮아 창의성이 뒤쳐질까 고민하는 이들이 있다. 그러나 IQ는 필요조건일 뿐 충분조건이 아니다.

3강 사람의 사고방식 형성과정
오른손잡이인 사람이 양 손으로 깍지를 낄 때 왼쪽 엄지손가락을 위에 올려놓도록 하면 어색해 하는 이유는 오른손잡이의 습관에 어긋난 행동이기 때문이다. 생각의 방식도 마찬가지다. ‘6=1, 12=2’라면 18은 무엇일까. 대부분의 응답자는 ‘3’을 말한다. 구구단 때문에 생긴 선입견 그리고 미리 제시된 ‘6=1, 12=2’라는 조건이 사람들의 사고방식을 오직 한 방향으로 회로화한 결과다. 색다른 방향의 사고 회로를 개발하고 습관화하려면 다른 사람과 자신의 차이에서 생겨나는 두려움에 무뎌지고 자신만의 가치와 순서를 재정립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4강 발상의 기본 원리-(1)목표 발견과 확산
지나가는 사람을 ‘여자’보다는 ‘긴 머리의 팔자로 걷는 여자’로 관찰할 수 있는 적극적인 관찰 태도를 가졌는가. 우리가 쉽게 잊어버리는 모든 상황, 주변 사람들의 일상이 담긴 잡담과 자연도 발상의 좋은 재료가 된다. 예를 들어 잠을 ‘쉽게’ 자기 위한 방법을 목표로 설정했다면 ‘금방’ 잠이 드는 방법인지, ‘편하게’ 자는 방법인지 ‘곤하게’ 자는 방법인지를 정확히 묘사하는 것도 중요하다. 여기에 타인의 조언을 구하거나 평소에 메모해 놓은 순간적인 아이디어를 참고해, 대상의 모든 속성을 발상의 기법으로 발상의 양을 극대화한다.

5강 발상의 기본원리-(2)아이디어 선정하고 실현하기
좋은 아이디어는 어떻게 선정할까. 효용성과 실현 가능성처럼 객관적인 기준은 물론 수 십 년간 축적된 경험과 지식이 발현된 직감과 육감처럼 내재된 요소도 고려해야 한다. 최종 아이디어가 선정된 후에는 현실화단계까지 거쳐 창의적 활동을 마무리해야한다. 이 단계는 현실화된 상황을 가정하고 예상되는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6강 발상의 TOOL


7강 언어의 자유로움과 발상전개
유창한 말솜씨를 향상시키는 훈련은 궁극적으로 많은 생각을 즉시 생산하고 한 가지 말을 여러 가지로 가공하는 능력을 기른다.



유영만(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 상상과 창조

▲ 유영만(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사진제공 | 유영만 교수

1강 상상과 창조: 새로운 개념화와 고정관념의 파괴


창의성하면 이제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것을 만들어 내는 능력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창조는 기존에 없던 것을 새롭게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유(有)’를 또 다른 ‘유(有)’와 융합해 개별 구성요소들이 가지고 있지 않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활동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2강 창조성(人)←체험(地)×의욕(天)
창조성을 발현하는 인간이 되기 위해선 체험이라는 거름과 의욕이라는 뜻이 있어야 한다. 체험은 오감이 실천하는 연습과 같은 직접경험과 생각이 체험하는 간접경험으로 나뉜다. 특히 후자는 인간의 창의력을 촉발시키는 생각의 ‘창고’ 역할을 한다. 여기에 창의력의 결과물을 내놓겠다는 강한 의지가 함께라면 창의적인 사람이 되기 위한 모든 준비는 끝난 것이다.

3강 눈여겨봐라!
당장 주변을 살펴라. 자신의 가까이에 있는 것을 취해 학문이나 목표의 근원으로 하거나 이를 통해 순조롭게 일을 해결한다는 ‘좌우봉원’(左右逢源)을 기억하자. 상부에 물구멍이 난 가습기는 무거운 물통을 뒤집어서 사용해야하는 고객의 아픔을 공감한 수리공의 발명품이다. <식객>의 작가 허영만 씨의 ‘이야기를 상상하는 사람의 발은 땅에 붙어있어야 한다’는 말은 우리가 딛고 있는 이곳을 눈여겨보라는 뜻이 아닐까.

4강 물어라!
스스로 자신의 목표에 대한 열망으로 끊임없이 질문하면 지혜를 얻을 수 있다는 ‘문심혜두’(文心慧竇)를 실천하자. 질문은 내가 얻고자 하는 대답을 포획하는 그물이다. 체면을 버리고 의식적으로 ‘당연’과 ‘물론’에 시비를 걸고 질문하자. 다양하고 현명한 답을 요구하는 질문을 하는 것이 상상력을 촉발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자신의 지식을 뽐내기 위한 질문과 상대방의 앎을 파악하려는 의도는 지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5강 참아라!
어떤 이가 ‘거시기가 거시기해’라고 말한다면 청자는 ‘거시기’의 의미를 상상할 여지가 생긴다. 인식의 빈 공간을 채우려는 인간의 본능이 발현된 것이다. 창의력의 과정은 정해진 답이 없는 문제를 풀어가며 빈 공간을 채우는 과정의 연속이다. 열린 결말의 영화를 보고 감독의 메시지를 다양하게 유추해나가는 연습이 창의력을 높이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6강 생각하지 말고 그려라!
위대한 과학자일수록 자신의 생각을 그림으로 표현한 경우가 많다. 마음속에 떠오른 이미지를 글이 아닌 심상으로 반복해서 표현하다보면 보다 구체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청각을 잃은 베토벤이 악상을 시각화(visioning)한 악보는 그가 갈망한 목표(vision)를 성취하게 했다. 형상화한 목적을 스스로 세뇌하면 실제로 구현된다는 ‘피그말리온 효과’를 경험하자.

7강 뒤집고 엎어라!
무, 당근, 우엉, 배추의 원형과 본질을 여러 방법으로 분류하자. 저마다 먼저 떠오른 기준은 다르며 어느 것도 ‘당연’한 것이 아니다. 글자의 개수, 받침의 유무 등 다양한 관점으로 대상을 나열할 수 있다. 운동화는 ‘물론’ 가벼워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뒤집어 ‘무거운 신발은 신고 걷기만 해도 살이 빠지지 않을까’라는 역발상으로 시작한 다이어트 운동화는 시장에서 대성공을 거뒀다.

8강 양자택일 보다 둘 다 끌고 가라!
창조적인 사람이 되고자한다면 두 가지 일을 두고 무엇을 할지 선택하기보다는 ‘이것저것 다해야지’의 근성이 필요하다. 극단의 것들을 동시에 끌어오면서 발생할 수 있는 역설과 모순마저도 함께 활용할 수 있는 대안을 생각해내는 것이 창의력이다. 그러나 깊은 고민보다는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따라가는 ‘애쉬 효과 현상(asch effect)’은 조별과제를 하면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동물 실험을 지양하고 오지의 원주민에게 합당한 가격에 원재료를 구매하는 THE BODY SHOP의 경영은 이윤과 환경 중 하나만을 선택해야 한다는 보통의 상식을 넘어선 창의력의 대표적인 결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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