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공모전이 쏟아진다. 광고는 물론 기획에서 마케팅, 발명까지 다양한 분야의 기업이 대학생들의 ‘창의력’을 사려한다. 공모전 참가는 이상 스펙이기보다는 취업을 위해 거쳐야하는 기본 조건이 됐다. 공모전 수상에 무려 23번이나 성공한 ‘공모전의 여왕’이 있다. 제일기획, LG애드 등 국내 최대 공모전에서 대상을 차지하며 ‘공모전 상금으로 혼수 준비한 여자’라는 별명이 생긴 박신영 폴앤마크 컨텐츠사업팀 기획부 소장. 그녀에게 ‘이 시대의’ 창의력을 물었다.

▲ 사진제공 | 박신영 소장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낼 수 있었던 ‘원동력’이 무엇인가
“첫 번째 원동력은 독서다. 처음 공모전을 시작할 때 수상을 거의 못했다. 스스로 경영전략이 부족하다고 느껴 닥치는 대로 경영전략 책을 10권 읽었다. 경영전략을 파악해보니 전략보다는 호기심이 중요한 것 같아 동화책을 하루에 200여 권씩, 논리를 배우기 위해 논리 책을 읽었다. 나의 작품으로 상대방을 설득하기 위해 심리, 최면, 글쓰기 등에 대한 책도 읽었다. 독서 여정의 마무리는 잡지다. 잡지는 색감, 레이아웃 등 작품을 예쁘게 만들 수 있는 기술의 총체다. 사람은 나의 두 번째 원동력이다. 사람들의 감수성이 극에 달하는 새벽에 SNS 업데이트를 수시로 확인하고 모임에 나가 술에 취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성공적인 전략은 혼자만의 세계에서는 절대 나오지 않는다”

새로운 기획을 만드는 과정은 어떻게 진행하나
“기획을 전개할 때는 극적인 감정적인 발상을 첨예한 논리로 풀어나가려고 노력한다. 가장 ‘사람다운’ 발상을 수학공식처럼 전개해보면 이전에는 볼 수 없던 면이 보인다. 다음 단계에선 기획에 ‘나’를 대입한다. 예를 들면 신제품 프로모션 기획을 하면서 ‘좋아하는 남자를 유혹한다’는 생각을 해본다. 나만의 치밀한 고백 이벤트를 짜다보면 효과적인 기획을 만들어갈 수 있다. 마무리 단계에서는 현실을 냉철하게 인식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또한 나의 결과물에 대한 사람들의 무관심에 좌절하지 않고 상대방을 끊임없이 설득할 끈기도 갖춰야한다”

이상적인 창의력과 창의적인 인재는
“너무 똑똑한 사람은 전문성의 늪에 빠져 겸허함을 잃고 ‘통상적’ 혹은 ‘원래’라는 단어에 젖기 마련이다. 창의력은 전문가를 지향하되 전문가를 지양해야 하는 역설적인 노력의 결과다. 겸손한 자세로 최대한 많은 이야기를 듣고 충분한 지식을 쌓는 것은 창의력과 창의적인 인재의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후배들에게 창의력을 기르기 위한 조언을 한다면
“모든 일은 사람에서 시작하고 사람에서 끝나는 일이니 사람에 대한 공부가 밑바탕이 되어야한다. 특히 연애는 인간 감정의 스펙트럼을 강렬하게 배우는 과외라고 생각한다. 책상에 앉아 이별노래를 듣는 사람보다 실제로 이별을 겪어 ‘총 맞은 것’ 같은 감정을 느껴본 사람이 마음을 울리는 가사를 쓸 수 있는 것처럼, 사람을 알면 알수록 사람의 마음을 뺏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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