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출신 일반 체육대학(체대) 입시 준비생에게 체대의 문턱은 더욱 높다. 지방과 수도권 간 교육 인프라의 격차가 큰 탓이다. 현 체대 입시의 당락은 실기 시험과 수능 성적으로 결정된다. 본교 체육교육과 합격을 위해선 정시전형 수능성적 평균 1~2등급 정도가 ‘안정권’일 정도로 기준치도 높다. 실기성적 30% 외에 수능성적과 내신 성적이 60%(△수능성적 35% △내신 교과과목 22.5% △비 교과과목 2.5%) 반영된다. 체대입시학원 ‘창공’의 김도형 원장은 “실기 시험 점수가 높을수록 합격 가능성이 높아지고 수능 성적이 높을수록 서울권 소재 대학 진학률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대다수 수험생이 실기시험 준비를 위해 체대입시학원에 의존하는 만큼 학원의 수와 경쟁력은 체대 입시생에게 민감한 문제다. 전문가들은 일반입시의 경우 EBS 인터넷 강의가 사교육 격차를 해소할 수단으로 마련돼 있지만, 체대입시의 경우 사실상 사교육을 대체할 수단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체대학원 강사 김 모 씨는 “학교 내 체대입시 전문 교사가 있다면 학교에서 준비하는 것만으로 충분할 것”이라며 “이런 학교조차 학원 강사를 초빙해 입시를 준비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라고 말했다. 서울시 교육청은 2013년 2학기부터 학교 차원의 입시 대비가 힘들었던 예·체능 계열의 공교육 역량 강화를 위해 ‘Jump Up’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있다. Jump Up 프로젝트는 한 학교 단위로는 운영이 힘든 예체능 계열과 제2외국어 등의 과목을 거점 학교에서 인근 학교의 학생이 모여 함께 수강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그러나 체육 거점학교로 선정된 서울 신현고 등 6개 고교는 학원 강사를 초빙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수도권과 수도권 외곽의 체대입시학원 수 격차는 상당하다. 2013년 전국 체대입시연합회(전체연)에 등록된 20개의 체대입시 학원 중 17개, 전국 체대입시협회(체입협)에 등록된 71개의 학원 중 53개 학원이 서울에 편중됐다. 전체연과 체입협에 등록된 다른 지역 학원은 △충청도 7개 △경상북도 3개 △전라북도 2개 △강원도 2개 등이다. 제주도와 경상남도, 전라남도에는 학원이 등록돼 있지 않았다. 전남 고흥군에서 체대 입시를 준비하는 정수빈(남·19) 군은 “체대 입시를 준비할 학원이 없어 체대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도 거의 없다”며 “학교에선 적은 인원으로 체대입시 대비반을 꾸릴 수 없다고 해서 결국 체대입시를 혼자 준비 중이다. 혼자서는 실기 동작의 자세를 교정하거나 대학의 전형을 알아보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정수빈 군처럼 체대입시학원이 없는 지방 체대 입시생들은 방학마다 서울로 와 ‘특별훈련’을 하기도 한다. 송파구에 위치한 체대입시학원 ‘천마’의 나석환 원장은 “방학마다 학원 근처에 고시원을 잡고 체대입시를 준비하는 지방 학생들이 많게는 100여 명 정도”라며 “학기 중에도 학원 수강생 중 2~30%는 지방 학생”이라고 말했다.

  ‘내신’과 ‘수능 성적’이 체대 입시에 반영되는 것도 체대 입시생 출신 고교의 서울권 편중을 부채질한다. 전문가들은 상대적으로 학업환경이 불리한 지방 고교 출신은 수능 반영률이 높아질수록 불리하다는 의견이다. 체대입시전형에도 일반입시와 마찬가지로 ‘농어촌특별전형’이 존재하지만, 일반 체대입시전형 항목에 면접이 추가되는 것이 농어촌 학생에게는 부담이다. 또 해당 전형은 대학당 1명에서 2명을 뽑는 경우가 많아 경쟁률이 월등히 높아진다. 아예 일반 전형으로만 학생을 모집하는 경우도 있다. 본교 체육교육과는 농어촌 특별전형 없이 일반 전형으로만 학생을 선발한다. 순천공업고 손영대 체육부장은 “지방 학생들을 위해 농어촌 전형을 마련했다고 하지만 일반 입시 준비항목인 내신, 수능 성적에 체대 입시 항목인 실기, 농어촌 전형의 면접까지 준비하기가 실질적으로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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