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본인 제공
  ‘질소를 샀더니 과자가 서비스.’ 이는 최근 ‘질소과자’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과대포장 논란의 중심에 있는 국내 과자에 대한 누리꾼들의 반응이다. 9월 28일, 장성택(경희대 경영09), 유성호(공주대 전기전자제어공학08), 박현수(단국대 대학원·건축학과) 씨는 ‘질소과자’로 배를 만들어 한강을 건넜다. 뗏목의 재료는 질소 포장이 전체 부피의 80%를 넘게 차지한다는 봉지과자 160개였다. 과자 배는 장성택 씨와 유성호 씨를 태우고 약 30분 만에 너비 900m의 한강을 건너는 데에 성공했다. 장성택 씨를 통해 용기 있는 도전으로 국산과자 과대포장을 꼬집은 세 대학생의 이야기를 들었다.

 - 과자배로 한강을 건널 생각은 어떻게 했나
  “저는 평소에 탄수화물 중독이라고 할 정도로 과자를 즐겨 먹었어요. 그러던 중 친하게 지내던 유성호 형이 장난스럽게 큰 새우과자 봉지를 안고 수영하는 사진을 보게 됐죠. 평소에 질소 포장에 대해 비판적이었는데, 사진을 보고 나니 질소가 많이 들어있는 국산 과자라면 배도 만들 수 있겠다 싶더라고요. 단순한 불매운동이 아니라 과대포장 문제를 해학적으로 비판하기 위해서 한강을 건널 계획을 짜게 됐어요. 해외 과자 판매량 증가에 대비해 국내 과자 업체도 소비자 중심적인 사고를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있었고요.”

 - 학교도 과도 다른 셋이 어떻게 만나게 됐나
  “모 쇼핑몰 서포터즈 대외활동을 통해 유성호 형을 알게 됐어요. 성호 형의 고등학교 동창인 박현수 형도 과자배로 한강을 건넌다는 생각에 동의해 같이 참여하게 됐어요.”

 - 사전준비 과정은
  “사실 저희는 지금처럼 이슈가 될 것이란 생각은 못 했고, 처음 의도는 우리끼리 재미로 한번 건너보고 그 모습을 영상으로 알리자는 생각이었어요. 그러다 보니 세밀하게 기획한 것은 아니었고 행사 전에 셋이 모인 것은 한 번뿐이었어요. 전기과인 유성호 형, 토목공학과인 박현수 형이 배 설계에 관한 전반을 담당했고요. 물론 배가 강을 건널 수 있다는 확신이 없어 행사 전에 1인용 프로토 타입을 만들어 띄워봤어요. 이를 토대로 2인용 배를 만들게 됐죠.”

  - 배는 어떻게 만들었는지
  “원래 디자인은 직사각형 모양의 뗏목을 생각했어요. 그런데 행사 전날 유속을 확인하고 모터보트를 빌린 업체 사장님도 만나기 위해 한강을 갔어요. 그때 사장님이 2인용 카누를 연습하라고 빌려줬는데 튼튼한 카누도 예상보다 위험하더라고요. 그래서 직사각형 뗏목보다 더 안전한 카누의 디자인을 토대로 배 설계를 수정했어요.”

 - 당시 행사는 어떻게 진행됐나
  “재료를 모아 한강에서 배를 바로 만들고 띄우는 것 처음에는 우리만의 행사가 될 거라고 생각해 편한 마음으로 뚝섬으로 배를 만들러 갔어요. 그런데 현장에 많은 기자들이 와 있더라고요. 긴장도 많이 했고 2인용 배를 만드는 것은 처음이라 배 만드는 데에 애초에 예상한 4~50분을 넘어서 1시간 30분이 소요됐어요. 배를 띄우기 전까지도 성공에 대한 확신이 없었어요. 노를 저어 가는 중간 중간 배에 들어오는 물을 조금씩 퍼내면서 강을 건넜어요. 촬영을 위한 보트들이 많아서 그 보트가 만들어내는 파도 때문에도 위기가 있었고요.”

 - 건너면서 무섭지는 않았는지
  “행사를 진행하기 전에도 성공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안전이라고 생각했어요. 먼저 119 뚝섬 수난구조대에 사전연락을 했고 지인을 통해 안전요원도 섭외해 놨어요. 당일 안전요원이 동행했고 구조대도 옆에서 함께 따라와 줬어요. 그리고 행사 전날 2인용 카누로 연습도 했고 구명조끼를 입은 채로 수영도 해봤기 때문에 당일에는 안전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았어요.”

 - 행사를 마무리하고 느낀 점이 있다면
  “저희 행사를 통해 많은 것이 변했다고 생각해요. 첫 번째로 사람들이 행사를 통해 질소과자에 대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그 불만을 SNS와 행동으로 보여줬어요. 두 번째로 그저 유명무실했던 과대포장 관련법이 이번 국정감사기간 동안 부각됐고요. 마지막으로, 퍼포먼스 이후 한 기업이 포장비율을 줄이고 내용물을 늘린다고 발표하기도 해 보람을 느꼈어요.”

 - 남은 과자 처리는 어떻게 했나
  “처음부터 행사 이후 남은 과자는 고아원에 기부를 하려고 했어요. 그래서 수원의 한 고아원에 깨끗이 씻은 과자와 더불어 기부에 뜻을 동참하겠다고 사람들이 보내준 과자를 모아 약 100봉지를 함께 전달했어요.”

 - 퍼포먼스를 통해 바란 점이 있다면
  “모든 사람들이 항상 생각하고 행동하는 소비자가 됐으면 좋겠어요. 과자뿐만 아니라 모든 부분에서 소비자는 의식을 가지고 있어야 해요. 소비자가 불만을 가진 채 가만히 있다면 기업은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동을 계속 할 테니까요.”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