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에는 국가 안보의 인재를 양성하는 학과가 있다. 2012년에 신설돼 이번에 처음으로 졸업생을 배출하는 ‘사이버국방학과’다. 공적인 자리에서는 학과소속부터 이름까지 전부 비밀로 한다는 사이버국방학과의 1기 졸업생인 L(정보대 사이버국방12) 씨를 만나봤다.

정보화시대에 보안이 중요하다고 여긴 그는 입시설명회에서 사이버국방학과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입학을 결심했다. 하지만 자신이 첫 입학생인 학과이기에 고민도 있었다. 그는 “나를 최고의 인재로 만들어주겠다는 교수님의 말씀과 학과의 비전이 나에게 확신을 줬다”고 말했다.

“학과에서 배우는 과목은 말해드릴 수 없어요.” 학과 수업에 대한 질문에 그는 딱 잘라 말했다. 사이버국방학과의 수업은 크게 사이버와 국방으로 구성된다. 사이버는 컴퓨터학과의 수업을 기본으로 하면서 암호, 해킹, 인증 기술 같은 보안을 배운다. 하지만 국방 과목은 학과 기밀이다. 그는 “사이버국방학과는 강의에 대한 정보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 강의실 문 옆에 붙어있는 시간표에는 강의 이름 없이 숫자만 적혀있다.

이런 모습 때문에 사이버국방학과 학생들은 항상 비밀리에 활동하고 학교 행사에 전혀 참여하지 않는다는 오해를 받는다. 그는 “우리가 모든 것을 비밀로 하진 않는다”며 “우리도 동아리에 들어가서 활동하고 게임도 즐기는 평범한 대학생”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학교 4년 동안 가장 행복했던 활동으로 독서동아리 ‘호박회’를 꼽았다.

학과 활동, 시험공부 등 다른 학생들과 별반 다르지 않은 학교생활을 하지만, 국가 안보에 관해 얘기하는 그의 모습은 남달랐다. 최근 북한이 청와대를 사칭한 이메일을 통해 피싱을 시도한 사건에 대해서 그는 “우리나라의 보안이 뚫리면 항상 언론은 마치 국가가 제대로 못 하는 것처럼 말하는데, 그건 잘못된 말”이라며 “이는 수없이 사이버 공격을 받아서 뚫릴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1기 졸업생 L 씨는 학부생활을 마치고 7년간 장교로 임관해 사이버 공격의 위협에서 국가를 지킬 준비를 한다. 더는 국가의 안보가 위협받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그는 “군인으로 복무하는 동시에 보안공학 분야 석·박사 통합과정을 밟을 예정”이라며 “전문성을 길러서 국가 안보에 이바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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