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추가파병에 대한 의지와 정당성은 “국익”이라는 한 줌의 빵과 같은 경제적 실리를 바탕으로 설명되고 있다. 그러나 진정한 “국익”은 정부가 말하는 것과 같은 소위 전후복구사업과 석유개발권을 둘러싼 경제적 이익만으로 환원되어서는 절대로 안 되는 것이다.

그러한 경제적 실리는 분명 국익의 일부분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국가적 이익은 세계사회 속에서 호혜적이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어떤 한 국가가 자신의 국익을 위해 다른 국가를 침략하고 억압하는 것을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할 아무런 이유가 없는 것이다.

우리는 일제치하에서 35년이라는 치욕적인 압제를 받았으며, 그 기간동안 민족의 독립을 위해 일제와 싸웠던 자랑스러운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신사참배와 역사교과서 왜곡 등의 이유로 우리가 일본에 분노하는 것은 당시 일제가 부르짖었던 대동아공영권 등의 가치가 일제의 배타적 이익에만 몰두한 것이었다는 점에 있는 것이다.

 9.11테러 이후 마치 미국이 화김에 벌이고 있는 것과 같은 침략전쟁에 소위 정부가 말하는 싸구려 국익을 이유로 전투병을 추가적으로 파병한다는 것은 미국과 한통속으로 한국이 이라크나 다른 국가에 대해서 배타적인 국익만을 추구한다는 것을 국제사회에 공언하는 것과 다름 아니다.

이러한 수치스러운 빵 한 줌에 불과한 경제적 이익만이 국익이라 운운하며, 우리의 역사적 자존심과 인류의 보편적 가치추구로 평가될 수 있는 우리의 자랑스런 독립운동사의 가치를 통째로 미국의 달콤한 콜라와 맞바꾸는 것과 같은 어처구니없는 전투병 추가파병 계획은 너무도 부끄러운 꼴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와중에서 일본의 역사왜곡발언과 신사참배에 대해 비난하는 우리의 태도는 얼마나 자가당착적이며 떳떳하지 못한가를 드러내는 것일 수밖에 없으며, 전투병 추가파병을 계획하는 정부는 입이 열 개라도 일제의 침략역사에 대한 일본지도층의 왜곡적 발언을 비난할 어떠한 정당성도 가지지 못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소위 천박한 국익을 운운하며 전투병 추가파병을 계획하는 것은 정부의 역사에 대한 무뇌아적 태도를 나타내는 것일 수밖에 없다.  

군대는 어떠한 이익과도 타협함 없이 유사시 기꺼이 자신의 생명을 국가 안보를 위해 바쳐야하는 숭고한 임무를 수행하는 조직이다. 그러기에 군대는 침략적 목적으로 양성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고, 오로지 국가 안보를 위한 방위적 목적을 수행하게끔 양성되어야 하는 조직이다. 그렇지 않으면 군대는 떼강도 혹은 거대조직폭력단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으며, 그럴 경우 우리의 세금을 한 푼도 군대를 위해 내 줄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군대는 철저하게 국가에 대한 충성심과 아울러 보편적 가치로서의 평화를 추구한다는 숭고한 정신으로 무장되어야만 한다. 그럼에도 일부 무슨 전우회 혹은 전역군인들을 주축으로 하는 파병지지세력들의 발언은 비뚤어지고 천박한 우리 군대의 자화상을 드러낸 것이라고 생각된다. 
 정부는 소위 “국익”을 한 줌의 경제적 이익으로만 환원하여 파병의 정당성을 운운하고 있다. 전후 이라크의 안정과 회복에 국제사회는 힘써야하며, 이런 국제사회의 평화적 노력에 우리나라가 동참해야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고 반드시 해야만 하는 것이다. 이것은 민간 기업과 정부의 외교적 노력을 통해 평화적으로 이루어져야하는 것이지, 이라크 국민들이 원하지도 않는 전투병 파병을 통해 이라크의 안정과 회복을 돕는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것이며, 따라서 호혜적일 수 없으며, 일방적이고 배타적인 행동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정부는 파병을 통해 미국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실리로서 대미관계호전으로 인한 투자심리 안정을 통한 주식시장과 금융시장의 안정화와 전후복구사업과 석유개발권 확보를 통한 경제적 이익 등을 바라고 있는 듯 하다. 이것들은 분명 매우 현실성 있는 것들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이런 이익들은 배타적 국가이기주의에 기반한 것일 수밖에 없으며, 이런 이익추구는 마치 승냥이 떼가 잡은 사냥감을 서로 찢어 가지는 것과 다름 아닌 수치스러운 짓일 뿐이다.

정부의 전투병 추가파병은 당장의 눈앞에 놓인 값싼 빵 한 쪽을 국익이라는 이름으로 그럴듯하게 포장해서 우리의 자랑스러운 역사적 가치와 세계사회 속에서 가져야하는 국가적 정체성으로서의 자존심을 벗어 던지는 것이다. 전투병 추가파병이 이루어진다면 이것은 곧 당장의 싸구려 빵 한쪽을 위해 탐욕스런 미국 앞에서 우리의 군대와 민족적?역사적 자존심을 굴욕적으로 벗어 던지는 천박한 창부와 같은 꼴이 되고 마는 것임을 정부는 명심해야할 것이다. 아울러 우리 민족이 가졌던 일제에 대한 저항 역사의 보편사적 가치가 높게 평가되면 될수록 이번 전투병 추가파병은 앞으로의 역사 속에서 더욱 더 치욕적으로 평가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점 또한 분명히 인식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번 전투병 추가파병의 문제는 단순한 경제적 가치로 환산될 수 없는 우리 국가와 역사의 정체성에 관련된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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