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광장] 요소수 대란,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식 대응
[민주광장] 요소수 대란,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식 대응
  • 고대신문
  • 승인 2021.11.21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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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 요소수 품귀현상: 고려대 인문과학분과 한국사회연구회

  지난 10월 중국 정부가 요소 수출제한을 발표한 후 한 달여가 지나도록 대한민국은 요소수 부족에 허덕이고 있다. 올해 1~9월 기준 국내 산업용 요소 수입량의 97.6%를 중국에 의존하던 한국에서 대외 경제 구조의 취약함과 정부의 미흡한 초기 대응을 원인으로 심각한 요소 품귀 현상이 발생하면서 한국 산업계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요소수는 경유 엔진 차량과 선박용 엔진, 경유 발전기에 연료와 별도 주입하는 촉매제로, 배출되는 유해 질소산화물을 물과 질소로 분해하여 매연을 줄이는 기능을 한다. 요소수 없이는 화물트럭 등 경유 차의 정상 운행이 어려운 만큼 물류 및 건설업계에 이것이 미치는 영향은 크다그러나 원자재 요소의 특성상 보관 기간이 약 45일로 짧고, 2010년대 초반 국내에서 요소를 생산하던 업체가 문을 닫으면서 재고 확보 방안의 마련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결국 중국 산업과 시장의 변화를 기민하게 관찰하고, 시기적절한 자원외교 방식으로 대응해야 했으나 그러지 못한 정부의 안일함이 이번 요소수 사태로 드러났다.

  지난달 한·중 외교부 장관 회담과 공급망 회복력 관련 글로벌 정상회의등 고위급 회담 당시 외교부는 요소수 문제를 전혀 제기하지 않아 부실대응 논란이 일었다. 관련 지적에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요소수 사태에 관한 정부의 늑장 대응을 사실상 시인한 바 있다. 요소수를 단순 요소비료로만 파악했던 현지 공관의 오판 탓에 문제의 심각성을 파악하는 데도 차질을 빚었다. 외교적 미숙함은 물론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대한 정부의 미온적 태도에도 문제가 있어 보인다. ·중 갈등이 격화하는 국면에서 정부의 대안 없는 전략적 모호성정책은 한국의 현실에 맞지 않으며, 위험부담 경감 측면의 실효성도 확인하기 어렵다. 따라서 불투명한 제도와 국제 계약을 무시한 정책으로 우려와 공포감을 불러일으키는 나라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며, 원자재 해외시장의 다변화를 위해 힘써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2년 전 한일 무역 분쟁 당시, 일본의 불화수소 수출규제로 인해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계가 휘청거린 일이 있었다. 해외 의존도가 높고 국내 생산이 어려운 원료의 사전 비축은 필수적이라는 교훈을 얻었으나 유사한 상황에서 보인 정부의 대응은 다소 실망스러웠다. 자원 안보에 관한 정부의 새로운 인식과 물자수급 위기 통제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

 

김지훈(문과대 사회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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