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 시간대 서울에 의자 없는 지하철이 등장한다. 서울교통공사(사장=백호)는 시범사업으로 내년 1월 출퇴근 시간대 지하철호선 열차 2칸에서 의자를 없애겠다고 밝혔다. 목적은 지하철 혼잡도 완화다. 혼잡도는 실제 승차 인원을 승차 정원으로 나눈 값으로, 올해 3분기 기준호선 열차 1칸 최고 혼잡도는 각각 193.4%, 164.2%였다 . 이번 시범사업으로호선 혼잡도는 153.4%, 130.1%로 낮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우려가 끊이지 않는다. 의자를 없앤 공간만큼 인원이 더 탑승하면 혼잡도가 유지된다는 것이다. 게다가 안전 요원을 추가로 배치하지 않고 의자만 없애면 긴급 상황이 생겼을 때 대처하기 어렵다. 일정 수 이상의 승객이 탑승하면 제지할 인력이 필요하지만, 지하철 인력은 오히려 감축된다. 서울교통공사는 2026년까지 공사 정원 13.5%인 2212명을 감축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감원 인원은 383명이다.

  서울교통공사노조 연합교섭단은 9일 총파업에 돌입한다. 시민 안전을 위협하고 서비스를 저하한다는 것이다. 인력 감축의 원인은 공사 재정 악화다. 지난해 기준 서울교통공사 누적 적자는 약 17조원이며 행정안전부는 공사채 추가 발행 승인 조건으로 경영 쇄신을 요구했다. 시민 대부분이 이용하는 지하철은 계속 적자를 호소하고 있다. 정부에 무임승차로 인한 손실분 보존을 요구했지만, 정부는 도시철도 운영은 해당 지자체의 일이라는 논리를 고수하고 있다. 과잉대응을 해도 부족한 게 안전이다. 안전사고가 난 후에 원인을 찾으면 늦는다. 지자체가 알아서 해결해야 한다는 말로 넘어갈 때가 아니다. 인력을 줄이면서도 안전을 보장할 순 없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새로운 방안을 모색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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