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 아보카도 명란 다타키. (우) 사시미 모리아와세.
(좌) 아보카도 명란 다타키. (우) 사시미 모리아와세.

 

  2학년 마지막 학기에 접어든 나는 친구들과 술을 마실 때 보통 참살이길에서 약속을 잡는다. 매번 가는 곳만 가게 되는 술집들에 지루함을 느끼기 시작했고 이때부터 멀지만 가까운 성신여대로 눈길을 돌렸다.

  성신여대 길을 지나던 중 특이하고도 우연한 계기로 ‘우토’라는 이자카야를 처음 접하게 됐다. 이자카야는 각자 독특한 매력을 지니고 있어 사람들은 자신의 취향에 맞는 곳을 찾아간다. 나는 대개 그 장소의 분위기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가게 곳곳에 걸려 있는 조명들은 테라스에 은은한 분위기를 불어넣어 마치 감성 카페를 연상케 했다. 대학가에는 힙한 카페와 상점들이 가득하지만, 우토는 독특한 한옥 건물과 빛나는 외관으로 이목을 끌었다.

  일본에 온 듯한 기분이 들게 하는 내부와 한옥 주택을 개조한 흔적이 보이는 천장은 이질적이지만 조화롭게 어우러져 한층 분위기를 풍성하게 만들었다. 또한 간장병과 종지 등 작은 것 하나하나에도 신경 쓴 사장님의 세심함이 느껴져 더욱 인상 깊었다.

  식사 전 가볍게 먹기 좋은 애피타이저로 무심한 듯 시크하게 썰려 나온 양배추에 드레싱이 뿌려져서 나왔다. 이곳은 사시미를 1인분부터 주문할 수 있고 한쪽 벽면에는 바가 있어 혼술 장소를 찾는 사람들에게도 좋다.

  베스트 메뉴인 해물 크림 짬뽕 우동과 사시미 모리아와세 그리고 아보카도 명란 다타키를 시켰다. 느끼할 것 같았던 해물 크림 짬뽕 우동은 청양고추의 매운맛으로 느끼함을 잡아줬고 쫀득하게 씹히는 면이 사케와도 잘 어우러졌다. 사시미 모리아와세와 명란 다타키를 먹어 본 친구는 일본에 온 것 같다고 할 정도였다.

  테라스가 있는 한옥 이자카야 우토. 예상치 못한 순간에 문득 마주친 이곳에서의 추억은 무엇보다 공간이 주는 분위기가 한몫했던 것 같다. 우연히 나만의 혹은 다른 누군가의 참새방앗간이 될 이곳에 소중한 인연과 한 번쯤 들러보기를 추천한다.

 

인예건(경영대 경영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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