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학기를 맞은 봄의 캠퍼스는 연신 들뜬 분위기다. 1면에서 응원OT를 다룬 고대신문을 통해서도 힘찬 분위기를 물씬 느낄 수 있었다. 합동응원전과 동아리박람회, 장학증서 수여 등 학내 굵직한 사안을 다뤄내며 알찬 보도면을 꾸려냈다. 그러나 보도면의 기사가 무난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그린캠퍼스 사업, 총학 선본 공약, 총장과의 대화에서 건의된 내용 모두 학보사로서 더 심도 있게 문제의식을 드러냈어야 했다. 

  정부 주도 사업을 특별한 이유 없이 일 년 앞당겨 조기 종료시킨 것은 퍽 충격적인 일이다. 학교가 추진하던 대다수 사업과 얽혀 있고, 학생과 연구원에게도 영향을 미친다면 더욱 그렇다. 그러나 해당 사업이 어떤 사유로 무산된 것인지, 환경부의 발표가 고려대를 비롯한 대학 사회에 미칠 파장이 어느 정도일지 가늠해 볼 수는 없었을까. 또 사업 선정대학과 함께 연대하는 등 해결책을 강구하는 움직임이 없었는지도 궁금하다. 그린캠퍼스 사업 중단 건은 보도면 웹진 최상단에 배치할 정도로 고대신문에서도 비중 있게 다루고자 했던 사안으로 보인다. 그만큼 강도 있는 비판 없이 고려대의 현황만이 건조하게 쓰인 것이 아쉽게 느껴진다.

  선본과의 인터뷰 기사와 총장과 학생들 간의 질의응답을 담은 기사 또한 사건을 평탄하게 전달하기만 할 뿐, 깊이 있는 분석이 없었다는 점이 아쉽다. 총학과 총장은 대학 사회 내의 대표자로서 더욱 비중 있게 다뤄질 필요가 있다. 선본이 내세운 공약은 총장과의 대화에서 대표자의 발언으로 짧게 다뤄질 뿐, 공약의 실현 가능성에 대한 추가적인 취재는 보이지 않았다. 학생들의 건의 사항에 대한 총장의 응답도 중요하지만, 관련 대학 본부의 답변을 함께 담았다면 실제적인 계획 수립도 검증할 수 있었을 것이다.

  오랜만에 펼쳐 든 고대신문의 12면은 밀도 있게 채워져 읽는 재미가 있었다. 특히 학술면은 최근 사회적으로 이슈가 된 AI 번역에 대해 그 미래를 점치는 것에 그치지 않아 영양가 있는 기사였다고 생각한다. 콘텐츠 번역과 외국어 학습 어플 등 교육 현장에서의 AI 번역까지 다뤄내며 다각적으로 고민한 흔적이 묻어 있었다.

  매주 아이템을 발굴하고, 5일 남짓한 빠듯한 일정으로 취재를 마무리하는 것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는 만큼 다양한 사안을 균형 있게 담아낸 고대신문의 노고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다만 학내 언론사로서 사건을 단순 전달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발 앞서나가 문제를 발굴하며 고대신문만의 목소리를 담아내길 바란다.

 

김도희 중대신문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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