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고대신문 [수레바퀴] “타성에 젖은 무관심”을 읽었습니다.
기자님이 지적하신 학생들이 타성에 젖었다는 글에 일면 동감하기도 하지만
글에서 단순히 학생들의 무관심만 지적한 것 같아 읽으면서 조금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자기일에 이득이 안되면 남일이야 어찌됐든 상관없다는 태도의 “개인주의”
요새 많은 20대들의 삶의 방식이고 태도이라는 것은 이미 부정할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교내총학생회 선거에 대한 학생들의 무관심이
단순히 그러한 20대들의 특성에서만 원인을 찾을수만 있을런지요.
기자님이 학생들이 타성에 젖었다는 것을 지적하였다면
저는 학생회측과 학내언론들이 타성에 젖지는 않고 있는지 되묻고 싶습니다.

어떻게 보면 당연스럽게 계속 몇 년동안 이루어져왔던 총학생회 연장투표에 대해
그러려니하고 “타성”에 젖어서 여러 가지 개선점은 생각하지 않고
계속 오래된 투표방법과 제도를 고수해왔던 학생회측이
이번에 원칙을 지킨 덕분에 “정신차리게 되는 계기”가 되지 않는가 생각해봅니다.

현행 투표제도가 과연 학생들의 편의를 최대한 감안한 투표제도인가요?
하루에 하는 것도 모자라 이틀,삼일 하면 최대한 학생들의 편의를 감안한 것 아닌가.
학생회측에서는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대학교는 평일에 거의 100% 출석율을 보이는 고등학교가 아닙니다.
자신이 듣는 수업에 맞춰서 학교에 나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고
자신의 사정이 있다면 학교에 나오지 않는 것도 선택할 수 있는 곳이 대학교입니다.
단순히 투표만 하러 학교에 오는 대학생이 몇 명이나 있을까요?
회칙에 연장투표 조항이 없어서 “원칙적으로” 투표기간을 늘릴 수가 없다면
아예 “원칙적으로” 투표기간을 일주일간으로 둬서
최대한 학생들의 투표율을 끌어올릴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그것이 여러 가지 비용과 시간낭비라면
그러한 시간과 비용을 감소시킬 수 있는
다른학교에서 시행하고 있다던 전자투표제도의 도입을 생각해볼수도 있구요.
이렇듯 학생들의 관심을 촉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학생들이 투표를 할 수 있는 최대한의 편의를 마련하는
투표제도와 방법의 개선을 진지하게 고민하면서 생각해본적이 있는지
학생회측에 묻고 싶습니다..
그저 해오던 방식대로 해오면 누군가 당선되고 누군가 이끌어나가고
다시 가을이 오면 또 그 방식대로 해오면 된다 생각하는
그러한 “타성”에 젖지 않았는지 묻고 싶습니다.
학내언론..고대신문을 포함한 학내방송국 KUBS,KUTV 서창의 KDBS까지..
그저 학내언론이 선거가 다가오면
학생들에게 선거일정, 선거본부 소개, 공약소개 알려주는 것으로
학내언론의 역할이 끝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학내이슈를 만들어내고 선본간에 다른 공약사항으로 쟁점을 만들어내고 하는 것이
단순히 학생회만의 몫일까요?
선거에는 쟁점이 있을때 관심이 촉발됩니다.
그러한 쟁점을 발굴해내고 학생들의 관심을 촉구할려는 노력..
학내언론이라면 그런 노력은 해야되지 않습니까.

예를 들어 KUBS, KUTV, KDBS 홈페이지에서
각 선본의 활동동영상, 공청회 영상, 공약에 대한 영상을 담는다면
고대신문에서 편리하게 동영상을 볼 수 있도록 지면에 소개해줘서
많은 학생들이 관심을 갖게 하고 동영상을 본 학우들이 소감이나 의견을 남긴다면
이러한 학우들중에 추첨을 통하면 상품을 지급한다든지 하는 이벤트를 열고..
각 방송국 홈페이지에서는 고대신문의 비교적 자세한 선본비교분석기사를 링크해놓는다든지
고대신문에서는 선거기간에는 특별호를 발간해서 각 선본의 공청회 전문을 싣는등..
선거에 대한 자세한 사항을 소개하는 지면을 늘릴 수도 있는 것이고..
이런 식으로 가능하다면 학내언론끼리 연합하여
문자매체는 문자매체대로 장점을 살리고 영상매체는 영상매체의 장점을 살리는 등..
최대한의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볼 수도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도울 부분들은 서로 도와가며 서로 연합해서 학생들의 관심을 최대한 이끌어낼 수 있다면
학내언론의 충실한 역할을 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학생들의 선거에 대한 무관심으로 낮은 투표율이라는 결과가 나왔다면
학우들에게 다가가려는 학내언론으로서
선거에 대한 학우들의 관심을 이끌어내려는
학내언론의 역할이 미흡하지 않았는지 되돌아볼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저 옛날 대학언론 선배들이 해오던 방식대로
선거 1~2주전에 지난 학생회 평가 내리고 선거에 나온 선본의 공약 소개하고
투표 끝나면 투표율과 득표율 소개하고, 당선된 당선자 소감 취재하는 식의
취재과정으로 학내언론으로서 역할 어느정도 했다는 식의
“타성”에 젖지 않았는지 묻고 싶습니다.

요새 황우석교수 연구의 윤리적 문제를 지적한 PD수첩이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황우석교수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사람들이
PD수첩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고 촛불시위를 하는 등
많은 사람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이슈입니다.
언론에서 황우석 교수를 알리면서 많은 사람들이 황우석 교수를 알게 되었고
PD수첩은 황우석교수연구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촉발하게 되었습니다..
언론이 어떤 역할을 하느냐에 따라 어떤일이든지 이슈화가 될 수 있고
사람들의 관심을 이끌어 낼 수 있습니다.
학내언론이 선거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을 이끌어내는 것.
그리고 학생들의 참여를 많이 이끌어내고 그것이 지속적인 학생회 활동에 대한 관심이 되어
더 좋은 학생회 활동을 이끌어내주는 것..
학내언론은 이를 끊임없이 감시하고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해주는 것..
학내언론이 존재하는 또하나의 이유 아니겠습니까.

이번 총학생회 선거 무산사건을 계기로 학생들의 선거에 대한 무관심이
상당하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학생들의 무관심을 충분히 탓하셨다면
학생회와 학내언론은
학생들의 무관심의 원인을 철저히 분석하고
학생들의 무관심을 관심으로 돌릴 수 있는
혁신적인 선거 / 투표 / 선본홍보,
전체적인 학생회 활동의 변화, 선거취재방법의 변화, 기사문의 변화, 언론활동의 변화를
모색해야 할때라고 생각합니다.

학생회 선거가 무산된 것이
선거에 무관심한 학생들에게 책임이 있고
앞으로 그 책임을 져야 한다면
또 하나의 책임은 학생들의 무관심을 관심으로 이끌어 내지 못한
학생회와 학내언론에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싶어서 글을 올립니다.

수고하시는 학생회와 고대신문, KUBS, KUTV, KDBS 모두
더욱 수고하셔서 값진 열매 거두었으면 합니다.

표순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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