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청, 현대 음악과 무대 속에 뛰어들다”

국립창극단 예술감독인 본교 유영대(인문대 국어국문학과)교수의 창극 <청(淸)>이 올해로 2년째를 맞는다. 지난 1일(화)부터 2년차 무대를 연 <청>은 지난해 전주세계소리축제 폐막작으로 초청돼 3대 우수작으로 선정됐다.

창극은 신라시대에 발생한 전통 예술양식으로, 판소리의 사설과 가락을 그대로 살려서 부르는 판소리계 창극과 대본을 새로 지어 판소리 가락에 얹어 부르는 창작 창극이 있다. 이 중 유 교수의 <청>은 널리 알려져 있는 <심청전>을 재창조한 창작 창극에 속한다. 따라서 <청>에서는 기존 창극과 다른 점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우선 인물에서 <청>의 주인공 심청은 <심청전>에서보다 의지가 강하고 인간적 고뇌가 물씬 풍긴다. 유 교수는 이에 대해 “심청전이 그 보편적 가치를 유지하며 관객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심청의 인간적인 면을 그대로 드러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또한 음악적 측면에서도 1명의 고수와 1명의 창자로 이뤄진 판소리가 ‘라이브’를 고집하는 것과 달리, <청>에서는 정교한 관현악이 작품 전체의 배경에 깔린다. 이러한 <청>의 음악은 콘트라베이스와 팀파니 같은 서양악기가 들려주는 하모니와 전통적 음악이 절묘한 조화를 이뤄 우리 전통과 서양음악이 훌륭히 조화를 이뤘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 교수는 “창극의 대중화를 위해 라이브를 고집하는 전통 창극에서 벗어나 관현악단의 짜임새 있는 연주에 배우가 자신의 감정을 맞춰 감동을 줄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 외에 주목할 만한 것으로는 7.5도의 경사를 가진 회전무대를 꼽을 수 있다. 이를 통해 흔들리는 배와 먼 여정을 나타낸 황사길을 효과적으로 무대에서 표현하고 있다.

지난 2일(수)과 3일(목) 공연을 관람한 지휘자 금난새 씨는 “극의 내용과 무대 장치의 현실감이 뛰어나 보는 내내 눈을 뗄 수가 없었다”며 “외국의 유명 오페라에 뒤지지 않을 우리만의 종합예술이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안숙선 명창, 김홍승 교수 등 이름난 명사들이 참여해 더욱 주목을 받은 <청>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오는 13일(일)까지 계속된다. 평일에는 오후 7시 30분에,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오후 4시에 공연이 시작된다. 월요일은 공연이 없다.

문의 02-2280-4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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