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년간 본교에서 화재가 난 건물은 △국제관 △학생회관 △호연4관 등으로, 지난해 3월 발생한 국제관 카페테리아 화재로 본교는 소방서 추산 1400만 원의 피해를 입었다.

  교내에서 화재가 발생한다면 본교생은 화재에 안전하게 대처할 수 있을까. 화재 발생 시 학생들이 스스로 화재에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은 소화기, 비상유도등, 비상대피도, 완강기 등 소방용품을 이용하는 것이다. 고대신문이 안암캠퍼스 내 △서관 △홍보관 △학생회관 △우당교양관 △운초우선교육관 △라이시움 △공학관 △중앙도서관 △법학신관 △법학관구관 △하나스퀘어 등과 세종캠퍼스 내 △석원경상관 △농심국제관 △호연4관 △과학기술대학 △인문대학의 소방용품을 점검해봤다. 

초기 진화 : 쉽게 찾을 수 있는 소화기, 세심한 관리가 필요해
안암캠퍼스의 경우 △우당교양관 △운초우선교육관 등 강의용 건물에는 강의실마다 소화기가 배치됐고, 소방약제압력도 적정수준(7kg/㎠~9.8kg/㎠)에 맞춰져 있어 상시 사용이 가능했다. 반면 △라이시움 △학생회관 △홍보관 등의 동아리방과 과방이 있는 건물에서는 소화기가 없는 곳이 많았고 다른 물품들에 파묻혀 소화기를 꺼낼 수 없는 곳도 있었다. 서화회의 김규란(보과대 생체의료11) 씨는 “소화기가 있긴 하지만 제대로 관리하진 않는다”며 “사실상 방치상태”라고 말했다. 안암캠퍼스 소방안전관리자 시설부 신용선 과장은 “소방법에 따르면 33㎡ 규모가 넘는 강의실에만 소화기를 배치하면 되지만 본교는 원칙적으로 모든 강의실과 과방에 소화기를 배치한다”며 “사용공간에 소화기가 없다면 시설부에 문의해 소화기를 받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캠퍼스 건물 역시 소화기의 소방약제압력이 모두 적정수준이었지만 제조연한이 10년 이상 지난 소화기가 많았다. 시설팀 송석 부장은 “1년에 두 번씩 소화기를 점검하고 있다”며 “소화기가 오래되더라도 압력만 떨어지지 않으면 굳이 교체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소화기의 유효연한이 법적으로 고시된 것은 아니지만 전문가들은 대개 5년에서 10년 주기로 교체하는 것을 권고한다. 소방기구협동조합 관계자는 “소화기가 오래되면 구성 부품에 녹이 슨다”며 “소화기 부품에 녹이 슬면 소화약제분사력이나 분사방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대피 : 비상시엔 비상유도등, 평상시엔 비상대피도
비상유도등은 화재로 인한 연기가 시야를 가려 이동을 할 수 없는 경우 대피를 돕는 주요피난시설이다. 점검한 16곳의 건물은 모두 비상유도등이 상시로 점등돼 있었다. 유도등이 없는 곳에는 야광안내판이 설치돼 빠른 대피가 가능했다.

  반면 본지가 조사한 대부분의 건물에 비상대피도는 설치되지 않았다. 구조가 복잡한 문과대 서관이나 학생회관에도 대피도가 없어 평소 대피로를 숙지하기 힘들었다. 신용선 과장은 “비상유도등이 비상대피도의 역할을 대체할 수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소수현(경일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학교가 비상대피도를 설치하는 것이 작지만 큰 효과를 낼 수 있다”며 눈에 띄는 곳에 비상대피도를 설치해 평소에 대피로를 숙지한다면 화재 시 대피에 훨씬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전훈련 : 이론과 체험이 공존하는 훈련이 필요해
고층건물 화재 시 대피를 돕는 완강기는 운초우선교육관과 호연4관 진리관 등에 설치돼 있었지만 많은 학생이 위치를 몰라 실효성이 의심됐다. 운초우선교육관은 5층 이상의 비상계단에 층마다, 호연4관과 진리관은 독서실에 완강기가 설치되있다. 오유근(사범대 역교11) 씨는 “교육관 5층은 고시실이 있고 6층부터는 교수연구실이 있어 학생들이 거의 올라갈 일이 없다”며 “5층에 가본 일이 없어 완강기가 있는 줄 몰랐다”고 말했다. 또한 완강기 사용법에 대한 교육의 필요성도 지적됐다. 정윤재(인문대 인문사회13) 씨는 “학교에서 기본적인 것부터 배울 수 있으면 좋겠다”며 “소화기 사용법과 같은 화재대처법의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완강기 실습을 진행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 신 과장은 “소방법의 개정으로 인해 완강기가 설치되지 않은 건물도 많고 현실적인 어려움도 많아 완강기 훈련을 실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소수현 교수는 “여러 이유로 인해 완강기 훈련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이론과 체험을 동반한 안전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전관리팀은 일 년에 한 번씩 소화기를 작동해 볼 수 있는 화재대응훈련을 진행하지만 학생들은 이를 잘 알지 못한다. 안전관리팀 김석주 과장은 “안전훈련을 실시하고 캠퍼스 재난예방 및 대응 매뉴얼을 제작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안전교육을 진행하고 있으나 학생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며 “매뉴얼을 안전관리팀 홈페이지와 학교 포털사이트에 등재하고 연구실에 배포하는 등 노력을 계속한다면 자연히 학생에게도 홍보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