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본교생의 살인사건은 ‘단순집착형’ 스토킹이 불러온 참극으로 분석된다. 단순집착형(Simple obsessional type) 스토킹은 전미피해자센터(The National Center For Victims of Crime)이 사용하는 스토킹의 유형 중 하나로, 일반적으로 구면 사이에서 일어난다. 신성원(대구한의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이번 사건에 대해 “피해자가 이미 다른 이성과 교제를 하고 있음에도 관계회복을 요구했다는 점에서 전형적인 단순집착형 스토킹으로 볼 수 있다”며 “단순집착형 스토킹이 살인이라는 극단으로 치닫은 것”이라고 말했다.

 단순집착형 스토커의 심리 
 전문가들은 가학적 심리상태를 우리 사회의 스토킹 범죄의 주요한 이유로 꼽는다. 박지선(경찰대 행정학과) 교수는 “가지지 못할 바에야 부서뜨리겠다는 가학적 심리가 애정관계에서 비롯한 스토킹에서 많이 일어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본교생 살인사건과 비슷한 사례로 2012년 ‘김홍일 사건’을 들었다. ‘김홍일 사건’은 가해자 김홍일이 애인에게 이별을 통보받자 스토킹 끝에 애인과 그 동생을 칼로 찔러 살해한 사건이다. 박 교수는 “가학적 심리가 잔인한 수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상호존중이 없는 사회적 분위기
 이 같은 스토킹 범죄를 부추기는 한 원인으로 상호존중을 인정하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가 지적된다. 신성원 교수는 “‘열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 등 이성관계에 대해 계속적인 시도 내지 집착을 ‘남자다운 것’으로 치부하는 사회 분위기가 스토킹을 조장할 위험이 있다”며 “남성중심적 사회의 여파가 줄어들고 있지만, 아직은 부족한 편이다”고 말했다. 박지선 교수 역시 “이별 통보에 대해 다른 사람의 의견을 존중하고 받아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상호 존중이 기반되는 사회적 분위기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제 3자의 도움이 중요해
 스토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제 3자의 노력이 필요하다. 스토킹 사실을 제 3자가 안다는 것 자체가 가해자의 심리를 억누를 수 있기 때문이다. 신성원 교수는 “피해 초기부터 주위에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하여 가해자가 피해자의 거부의사를 확실히 알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둘이서 해결하겠다’며 가해자를 직접 설득하는 것은 금물이다. 직접 설득은 ‘부분강화 효과’를 일으켜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부분강화 효과’는 지속적인 보상 보다 가끔씩 부여하는 보상을 더 매력적으로 느끼게 한다는 심리학 이론이다. 누다심의 심리학 아카데미 강현식 원장은 “스토커를 직접 만나 설득하는 것은 ‘가끔씩 주는 보상’에 해당한다”며 “차라리 철저한 무시가 낫다”고 대책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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