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 고려대 교수가 됐다는 것은 새로운 직장에 왔다는 느낌보단, 한 가족의 구성원이 된 느낌입니다.” 올해 새롭게 본교에 부임한 정윤서(정경대 통계학과) 교수는 통계학과 97학번이기에 더욱 통계학과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동료 교수님 중 저를 가르치셨던 교수님도 계시고, 선배였던 교수님들도 계세요. 제 연구만 하지 않고, 고려대학교 통계학과를 위해 같이 헌신하고 싶어요.”

  정윤서 교수는 2003년 본교에서 학부를 마치고 미국 오하이오주립대에서 ‘분위회귀분석’과 ‘고차원회귀분석’을 세부전공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2016년까지 뉴질랜드 와이카토대에서 강의를 했다. 정윤서 교수의 유학은 외국생활에 대한 동경에서 시작됐다. “단순히 외국에서 오랫동안 생활해보고 싶어 간 유학이었어요. 석사 과정을 거칠 때만 해도 통계학자가 될 줄을 몰랐죠.” 그랬던 정 교수가 통계학자의 길을 가겠다고 마음을 굳힌 것은 박사 후 과정 때였다. “이론 수업과 문제 풀이를 넘어 하나의 명확한 주제를 잡아 연구도 하고 논문도 쓰며 통계학에 재미를 느끼게 됐어요. 그때의 흥미가 쭉 이어져 박사 후 과정 때 기업이 아닌 학자의 길을 걸어야겠다고 결심했죠.”

  정윤서 교수는 이번 학기 학부생을 대상으로 ‘수리통계학’ 영어강의를 맡았다. 정 교수는 수리통계학이 기본적인 이론과 증명만 가르치는 건조한 수업이라며 걱정했다. 그래서 학생들이 더 재미있게 들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리통계학은 제가 98년도에 배운 내용이에요. 그래서 현재 배우는 학생들이 어떤 부분에서 어려워하는지 파악이 쉽지 않아 가르치기 어려워요. 가르치는 저도 재미없는데 배우는 학생 입장에선 얼마나 지루하겠어요. 그래서 영어 강의지만 학생들에게 재밌는 얘기도 하며 소통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정 교수는 앞으로 단순 이론과 증명에서 벗어나 학생들의 관심사와 실생활에서 발견되는 예시를 통해 강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윤서 교수의 전공인 분위회귀분석은 전체 평균을 대상으로 하는 ‘회귀분석’과 달리 특정 분위를 분석하는 통계 기법이다. 고차원회귀분석은 표본의 수는 적지만, 변수가 많을 때 사용하는 통계 기법이다. 정 교수를 세부전공으로 이끈 것은 박사 과정 지도 교수였다. “석사 2년 차 때 박사 과정 지도 교수님을 만났는데 교수님이 굉장히 유능하시고 현명하셨어요. 그 교수님이 연구하는 분야는 당연히 흥미로울 거로 생각했고, 그래서 지도 교수님을 따라 주요 전공을 선택했죠.”

  정윤서 교수는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후회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이른 나이부터 취업 걱정을 하는 학생들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저는 제가 좋아하는 일만 하고 살았어요. 취직하기 싫어서 유학을 갔고, 공부하면서 재미를 느껴 학자가 됐어요. 더 높은 연봉이 행복을 결정하지는 않습니다.”

  정윤서 교수가 되고 싶은 교수는 논문에만 매달리지 않는 ‘내공’ 있는 교수이다. “논문을 빨리 쓰기 위한 연구가 아니라, 연구에서 증명하지 못한 부분을 끝까지 파악하고 증명한 부분에 대해 다양한 근거를 생각해보는 학자가 되고 싶고, 학생들과는 편하게 지내고, 동료 교수들과는 협력하는 교육자가 되고 싶습니다.”

 

글|공명규 기자 zeromk@
사진|심동일 기자 sh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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