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국제관에서 ‘인권토크콘서트: 함께 가는 것에 대하여’가 열렸다. 이번 행사는 인종차별을 주제로 인권센터(센터장=서창록 교수)와 소수자인권위원회(위원장=고준우)가 공동으로 주최했고 20여명의 학생이 참석했다.

  1부에서는 ‘인종주의와 인종차별’을 주제로 한 염운옥(민족문화연구원) 교수의 강의가 열렸다. 염운옥 교수는 강의를 시작하며 흑인이 비누를 사용하자 백인으로 변한 19세기 광고와 이와 내용이 유사한 2011년의 광고를 보여주며 우리 사회의 인종차별이 과거의 산물이 아니라고 말했다. 피부색이 달라 거부감을 느끼는 것이 당연하다는 입장에 대해서 염운옥 교수는 “우리는 쉽게 인종차별을 본능으로 환원하려 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며 “피부색이 다르다고 거부감을 느끼는 건 사회적이고 문화적인 배경 때문”이라고 말했다.

  염운옥 교수는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에게 가해지는 인종차별이 상대적 박탈감에서 비롯된 것이라 설명했다. 한국에서 직업이 없는 사람들은 희생양이 필요해 불만의 화살을 이주노동자로 돌린다는 것이다. 염운옥 교수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인종차별을 해결하기 위한 학생들의 역할을 강조했다. 염 교수는 “인종차별에는 가해자와 피해자 외에 인종차별을 바라만보는 방관자와 가해자를 비판하는 방어자가 있다”며 “우리는 방어자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염 교수는 궁극적으로 혐오 발언을 제재하는 차별금지법이 제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국과 독일에서는 혐오 발언에 대해 처벌하는 법이 있는데, 한국에선 2007년부터 정치권에서 차별금지법을 논의했으나 2008년 법안이 폐기됐다”며 “제정 논의가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2부에서는 학생들이 패널로 참석해 토크콘서트를 진행했다. 패널로는 강누리(문과대 언어11) 씨, 독일 교환학생인 필립 빈디쉬만(Philipp Windischmann, 튀빙겐대 3학년), 곽경민(자전 경영14) 씨, 태국 유학생인 껀위팟르앙 나파스(Kornvipasruang Napas, 미디어14)가 참여했다. 나파스는 한국에서 겪었던 인종차별의 사례를 언급했다. 그녀는 “본교 교수님 중 한 분이 외국인 학생들에게 노골적으로 불친절하게 대했고, 외국인 학생들의 이름이 길다고 짜증 낸 적도 있었다”며 “아직도 태국 친구들과 말할 때는 태국어를 쓰면 무시 받을까 두려워 사용하지 않기 위해 조심한다”고 말했다.

  곽경민 씨는 캠퍼스 내에 외국인 학생에 대한 편견을 말했다. 곽 씨는 “강의에서 외국인 학생들과 팀 과제를 하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많은 학생이 외국인 학생들이 열심히 하지 않을 것이라는 편견을 갖고 피한다”고 말했다. 패널로 참석한 강누리 씨는 “한국인으로서 부끄럽고, 외국인이 우리 사회에 녹아드는 것이 왜 힘든지 고민해봤다”며 “이번 토크콘서트를 통해 많은 생각을 해 볼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글|공명규 기자 zeromk@
사진|이명오 기자 myeong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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