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의 의무를 이행한 본교 남학생들은 1년에 한 번은 꼭 학생예비군 훈련에 참여해야 한다. 남양주에 위치한 예비군 훈련장과 학교와의 거리는 17km 정도로 대부분의 예비역 학생들은 학생예비군 버스나 택시를 타고 이동한다. 본교에서는 단과대 학생회 차원에서 학생예비군 버스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단과대마다 운영 방식이 제각각 달라, 지원 여부부터 버스 이용요금까지 차이가 있다.

 

  수요 파악 어려워 … 사업 진행에 차질

  학생예비군 훈련은 기본적으로 1학기에 진행되는 기본 교육과 2학기에 두 번에 걸쳐 진행되는 보충훈련으로 나뉜다. 지난 1학기에는 4월과 5월에 걸쳐 훈련이 진행됐고, 2학기에는 9월 과 10월에 1차 보충훈련이 이뤄진다. 2차 보충훈련은 11월 중순 또는 하순에 열릴 예정이다. 이처럼 훈련이 여러 번 진행돼 단과대 차원에서는 정확한 수요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조성원 문과대 부학생회장은 “학생예비군 훈련이 1학기와 2학기에 나뉘어 진행되다 보니, 어느 학기에 학생들이 몰릴지 예상하기가 힘들어 수요 파악이 어렵다“고 말했다.

  수요 파악이 이뤄지더라도, 단과대가 늦게 구성되거나 인원이 부족해 버스 사업이 진행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과대 학생회의 경우, 학생회가 늦게 구성돼 지난 학기 학생예비군 버스 지원 사업이 진행되지 않았다. 정새온 이과대 학생회장은 “학생회 구성이 늦어져 지난 1학기 예비군 버스 사업을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간호대의 경우 매년 학생예비군 버스에 대한 고정 수요가 적어 사업을 진행하지 않고 있다.

  또 학기별 수요의 차이 때문에 사업 진행여부가 갈리기도 한다. 2학기에 진행되는 훈련에는 1학기보다 적은 수의 학생이 참여한다. 따라서 대부분의 학생회가 2학기엔 버스 지원을 하지 않고 있다. 지난 학기 사업을 진행했던 이건우 정보대 학생회장은 “2학기에는 수요가 1학기보다 없어 사업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단과대 학생회별로 다른 지원사업 운용 여건

  예비군 버스 지원에 따른 업체 선정부터 예산 편성까지 모든 사안은 단과대 학생회에서 결정된다. 그러다 보니 신청 방식과 학생들이 부담해야 하는 금액에서 단과대마다 차이가 난다. 정경대의 경우 3월 23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된 사전수요조사에서 70여 명의 학생들이 버스 탑승을 희망했다. 1인당 4000원 정도의 금액을 받기로 결정했고, 모자라는 금액을 학생회비로 충당했다. 무료로 버스를 운영한 생명대는 사전수요조사 없이 인원을 85명으로 정해놓고, 선착순으로 탑승 희망자를 모집했다.

  편도 및 왕복 여부도 다르다. 문과대와 경영대의 경우 왕복으로, 정경대와 생명대는 편도로 운행됐다. 학생들마다 훈련 종료 시각에 차이가 있어서다. 1학기 정경대 학생예비군 버스대여사업 실무를 담당했던 임민규(정경대 경제17) 씨는 “왕복으로 버스를 운영하기로 처음에는 계획했는데 사전조사결과 절반을 약간 넘는 인원이 편도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최한길 생명대 비상대책위원장은 “훈련 예정일에 임박한 시점에서 사업 준비가 이뤄져 왕복 여부에 대한 수요조사를 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더 나은 사업운영 방식 고민해야

  동원예비군훈련의 경우 거주지로부터 부대가 일정 거리 떨어져 있거나, 대중교통 입소가 불편하다고 판단되면 병무청에서 병력 수송버스를 지원한다. 하지만 서울 근교에서 진행되는 학생예비군 훈련에는 별도로 병력 수송버스가 지원되지 않는다. 따라서 서울 소재 대학에서는 따로 학교 차원에서 일괄적으로 버스를 운영하거나, 학생회에서 버스 지원 사업을 진행한다. 서울 주요 10개 대학을 조사한 결과, 본교를 제외한 9개 대학에서는 지난 학기 학교 차원에서 단체 수송이 이뤄졌다. 이름을 밝히기를 거부한 A대학의 경우 올해 진행됐거나 예정된 3개의 학생예비군 훈련에 모두 버스를 제공한다. A대학 학생들은 별도의 신청 없이 훈련 출발 및 복귀시 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본교도 2010년 이전까지는 학생예비군 버스 지원을 진행했다. 예비군 훈련장에서 학생들에게 별도로 지원하는 교통비가 1800원~3000원 수준으로 적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원되는 교통비가 인상되면서 2010년 이후부터 버스 지원을 중단했다. 본교 예비군연대 손병기 참모는 “교통비가 인상되면서 학생예비군 버스 관련 예산을 재검토했다”며 “훈련 교통비가 올랐기에 추가로 학교 예산으로 버스를 지원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학교에서 별도의 지원이 없다 보니, 예비군 버스 사업을 하는 경우 학생회는 예산 부족을 겪기도 한다. 최한길 생명대 비상대책위원장은 “1학기까지는 학생회비로 버스비를 지원할 여력이 있었지만, 2학기에는 예산이 부족하다”며 “앞으로 학생예비군 버스 지원 사업의 운영주체나 방식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학기 예비군 버스를 이용한 문과대 14학번 우 모 씨는 “예비군 학생 버스 지원에 대해 학교 차원에서 일괄적으로 관리가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학생예비군 버스 지원 사업이 단과대 학생회별로 운용돼 수요 파악, 인원 모집, 예산 확보 등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학생예비군 버스 지원에 대한 요구가 분명히 있기에, 총학생회나 학생복지위원회 등 캠퍼스를 총괄한 단위에서 운용하거나 학교 당국의 전향적인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글 | 전남혁 기자 mike@
일러스트 | 주재민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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