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면접, 대부분 ‘약 인공지능’

김승룡 교수는 "인간의 수준을 뛰어넘는 강 인공지능의 등장에 어떻게 대처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AI가 면접에도 도입되고 있다. 아직은 약 인공지능에 불과해 학습한 데이터에만 의존해 지원자의 역량을 파악한다. 하지만, 스스로 사고하는 강 인공지능이 등장하면 면접관의 능력을 뛰어넘을지 모른다. 김승룡(정보대 컴퓨터학과) 교수는 강 인공지능의 발현은 시간문제라며 인공지능에 어떤 능력까지 부과할지는 인간에게 달렸다고 말한다.

- 인공지능이란 무엇인가요

인공지능이란 인간의 지능을 갖췄거나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는 기계 또는 시스템을 말하며, 이에 대한 방법론이나 실현 가능성을 연구하는 과학 분야를 지칭하기도 합니다. 학자마다 인공지능의 일반적 정의에 대해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지만, 일반적으로 인공지능을 약 인공지능과 강 인공지능으로 구분합니다. ‘약 인공지능이란 시각, 청각, 언어 등특화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된 인공지능을 뜻합니다. ‘강 인공지능이란 영역에 상관없이 인간과 동등한 수준으로 지식을 학습하고 논리적으로 추론하는 능력을 가진 인공지능을 말합니다."

- 인공지능의 정확도는 학습한 데이터의 양에 비례하나요

  “현재 인공지능을 주도하는 기술은 인공신경망(Artificial Neural Network)입니다. 수십만 개의 뉴런으로 이뤄진 인공신경망을 학습시키려면 대규모의 학습데이터가 필수적이고, 빅데이터가 인공지능 시대에 화두로 떠오른 이유도 여기 있습니다. 학습데이터의 양은 인공신경망의 정확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지만, 많은 양의 학습데이터가 반드시 정확도를 높여주는 것은 아닙니다학습데이터의 역시 중요합니다. 다만, 학습데이터의 양이 많을수록 의미 있는 정보를 내포한 데이터가 많아질 확률이 커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 객관적 판단을 하는 인공지능이 편향된 결과를 낼 수도 있나요

  “AI면접을 예로 듭시다. 현재 AI면접에 활용되는 인공지능은 단순히 학습데이터를 학습한 약 인공지능 시스템입니다. 이는 학습데이터에 대한 의존도가 절대적으로 높다는 뜻이죠. ‘여성 지원자의 면접 결과저성과자의 특성사이에 상관관계가 있다고 가정합시다. 인공지능은 이 상관관계를 반영한 학습데이터를 그대로 학습해 여성 지원자에 대한 편향된 결과를 예측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는 학습데이터에 기반을 둔 인공지능의 객관적판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간이 지원자를 평가할 때 주관적판단이 들어가는 것과는 다르다고 할 수 있죠.”

- AI가 인간의 직업을 더 많이 대체하게 될까요

  “인공지능의 특성상 단순 노동을 요구하는 일자리에서는 인간보다 훨씬 빠르고 정확하게 일을 처리할 수 있습니다. 물론 돌발 상황이 생긴다면 약 인공지능은 이를 처리하지 못하는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만, 현재 학계에서 활발히 개발하고 있는 강 인공지능은 돌발 상황에서도 합리적 추론을 수행해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갖출 것입니다.

  단순하고 반복적인 일은 인공지능이 인간보다 훨씬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할 수 있지만 추리력, 추상적 예측, 의사소통 능력 등 다양한 지능을 복합적으로 활용하는 능력은 인간 고유의 능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는 단순히 학생들에게 지식을 전달할 뿐만 아니라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과 철학도 함께 가르쳐줄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요소는 객관적으로 정의하거나 데이터화하기 어렵기 때문에 인공지능이 해내기 어렵습니다.”

- AI가 사람을 평가하고 의사 결정에 관여하는 상황을 어떻게 보시나요

강 인공지능의 발현은 시간문제이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에 대한 찬반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인간의 수준을 뛰어넘는 강 인공지능의 출현에 우리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고민하는 것 입니다.

  AI면접에 아직은 자연어처리 기술이 도입되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인공지능이 지원자의 이미지, 음성, 자연어 등을 복합적으로 분석해 인간 수준의 합리적 평가를 내릴 수 있는 단계에 도달하면 인간 면접관의 역할을 대신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AI면접을 통해 인사담당자의 주관적인 판단 없이 회사의 성과를 극대화해줄 지원자를 뽑는다면, 면접의 객관적 목표 측면에서는 분명히 사람보다 뛰어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뽑힌 지원자가 객관적으로 수치화할 수 없는 역량들(예를 들어 주변 동료들과의 관계, 회사에 대한 애정 등)을 가지고 있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AI면접을 진행하는 인공지능의 한계를 보완하는 건 결국 인간에게 달려 있습니다. 인간의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고, 이 고민은 궁극적으로 인공지능과 인간의 의미 있는 공존을 가져다줄 것입니다.”

 

| 김민주기자 itzme@

사진| 양태은기자 aur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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