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의료 정책에 고대 의대생도 분노했다
정부의 의료 정책에 고대 의대생도 분노했다
  • 강민서 기자
  • 승인 2020.08.30 15: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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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휴학, 94% 국시취소

시험보다 투쟁이 먼저

학생들 복귀해야 한다는 의견도

마스크는 굳게, 깃발은 높게 14일, 본교 의과대 학생들이 여의도공원에서 열린 젊은의사단체행동에서 깃발을 흔들고 있다.
<마스크는 굳게, 깃발은 높게> 14일, 본교 의과대 학생들이 여의도공원에서 열린 젊은의사단체행동에서 깃발을 흔들고 있다.
양태은 기자 aurore@

  본교 의대생들이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와 공공 의대 설립 정책을 반대하며 대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회장=조승현)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단체행동에 동참했다. 의과대 학생회(회장=김민수)는 의대생 500명의 휴학 원서를 25일 일괄 제출했고, 의학과 4학년 111명은 의사 국가시험 실기시험 접수를 취소했다. 의과대 학사지원부에 따르면, 단체 휴학으로 인해 2학기 수업 계획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수업거부부터 국시취소까지

  본교 의대생의 투쟁은 7일부터 진행된 수업거부로 시작됐다. 의학과 3학년을 필두로, 2학년과 1학년이 차례대로 수업거부를 선언했다. 이어서 의과대 학생회가 11일부터 3일 동안 안암, 구로, 안산병원 부근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진행했다. 학생들은 SNS에서 덕분이라며 챌린지에 참여했다. ‘덕분이라며 챌린지덕분에 챌린지를 패러디한 것으로, 의료계와 논의 없이 의료정책을 추진하는 정부를 비판하는 의미다. 여의도에서 열린 젊은의사 단체행동에도 7일 약 200, 14일 약 250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정부와 의료계 간 이견 조율에 진전이 없자 학생들은 동맹휴학과 국가고시 취소를 감행했다. 의과대 학생회는 18일부터 25일까지 휴학 원서를 받았고, 의학과 4학년을 제외한 전체 학생의 91.7%(544명 중 500)가 휴학을 신청했다. 동맹휴학에 참여한 허정(의과대 의학17) 씨는 공공의료 질 개선과 지역 의료격차 해소의 방법이 의사 수 증원일 수 없다예비의료인으로서 올바른 목소리를 내겠다고 말했다. 의학과 4학년 94%(118명 중 111)도 국가고시 접수를 취소했다. 의학과 4학년 대표 이정민(의과대 의학15) 씨는 시험을 1년 미루는 것보다 정책이 추진돼 국민 건강과 의료 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이 훨씬 두렵다고 전했다.

 

동맹휴학 후 활동 이어갈 것

  90% 이상의 높은 참여율을 보였지만, 휴학 참여와 국시취소는 자율적으로 결정했다는 게 학생 대표들의 입장이다. 의과대 학생회는 내부적으로 참여를 독려하긴 했지만, 동맹휴학 참여는 어디까지나 학생 개인의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김민수 학생회장은 개인 사정상 휴학을 하지 못하거나 원하지 않은 학생도 있다휴학에 참여하지 않은 이들의 선택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학생회는 동맹휴학에 불참한 학생들의 명단을 공개하지 않았으며, 2학기 수업을 폐강하지 말아 달라고 학교에 요청했다. 국시취소 역시 불참한 학생들이 일부 있었다. 이정민 씨는 참여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비난이 돌아가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과대표자 이외에는 전체 참여자 명단을 절대 열람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의과대 학생회는 향후 정부 의료정책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이는 동시에 코로나19 상황 안정에 힘을 보탤 계획이다. 김민수 학생회장은 투쟁에서 더 나아가 건설적인 대안을 찾기 위한 토론이 필요하다이를 위한 좌담회를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로 인한 혈액 수급 부족 현상의 해결을 위해 의과대 학생회는 11일부터 14일까지 학생들의 헌혈을 독려했으며, 현재 보건소 봉사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의대 선배·교수 지지 이어져

  학생들의 단체행동에 선배들은 격려를 보내고 있다. 의과대 교우회(회장=김숙희)21일 고대의료원 전공의협의회 및 고대의대 학생협의회에 500만 원을 각각 전달했다. 후배들을 격려하는 취지에서다. 의과대 여교우회(회장=남명화)와 개인 단위의 기금 지원도 잇따랐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회장=권성택, 전의교협)12일성명서를 통해 전공의 파업과 의대생 수업거부를 지지했다. 전의교협 고려대 대표 이정구(의과대 의학과) 교수는 정부가 전문가와 상의 없이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전공의와 학생들을 응원했다. 그는 투쟁에 나선 전공의와 학생들이 대견하고 안타까움도 크다그들이 피해를 본다면 교수들도 전부 사직서를 쓸 각오가 있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휴학과 국가고시 미응시를 염려하는 시각도 있다. 한국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이사장=한희철)18일 의대생과 전공의의 교육 중단 사태가 정부의 현명한 결정으로 조속히 해결되기를 바란다는 내용의 호소문을 발표했다. 한희철(의과대의학과) 교수는 학생들의 마음은 십분 이해하지만, 학생들은 아직 의사가 아니고 정부의 협상 대상도 아니다라며 나머지는 선배들에게 맡겨두고 교육 현장으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민서 기자 jade@

사진양태은 기자 aur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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