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 복원, 생태계 회복과 함께해야”
“하천 복원, 생태계 회복과 함께해야”
  • 김민재 기자
  • 승인 2021.11.21 23: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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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미영 경기연구원 연구부원장 인터뷰

하천의 가치는 시대별로 변화

사업주체간 혼선 줄여야

지속 가능성을 위해 필요해

 

송미영 경기연구원 연구부원장은 "앞으로의 생태하천 복원사업은 하천 생태계 회복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미영 경기연구원 연구부원장은 "앞으로의 생태하천 복원사업은 하천 생태계 회복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산업화와 도시화 과정에서 오염된 하천을 복원하려는 시도는 전국 각지에서 계속되고 있다. 환경부는 이를 ‘생태하천 복원사업’으로 명명해 오염된 수질을 정화하고 훼손된 생물 서식환경을 복원한다. 하지만 이 복원사업이 시민들의 휴식과 여가를 위한 공간 마련에만 주력한다거나, 자연성 회복이 미흡하다는 등의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22년간 하천 생태를 연구해온 송미영 경기연구원 연구부원장을 만나 지금까지의 생태하천 복원사업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방향성을 물었다. 송미영 연구부원장은 “하천 생태가 가지는 가치를 시민들이 알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 지금까지의 하천 복원사업을 어떻게 평가하나

  “복원된 하천의 현재 모습만 보고 사업을 평가하기는 어렵습니다. 시대별로 하천이 가지는 가치가 다르기에 복원사업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사업이 시행된 당시의 상황을 고려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산업화 시기에는 수자원을 활용하고 하천 주변을 개발해야 하천의 가치를 잘 활용한다고 여겼습니다. 당시에는 하천 이용을 위해 수질을 개선하거나 집과 공장이 들어설 수 있게 심각한 오염을 제거하는 것을 하천 복원사업의 주된 목적으로 삼았죠. 

  최근엔 환경의 의미가 강조되면서, 하천 복원을 통해 생태계의 건강성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해졌습니다. 청계천 복원사업의 사례를 보면, 하천 자연성의 회복이 미흡했기에 지금 관점에서는 실패한 사업이라고 판단할 수 있으나 과거의 기준으로는 성공한 사업이었던 겁니다. 청계천을 덮은 콘크리트를 제거하고 동시에 슬럼화된 구역을 재탄생시키는 성과가 있었기 때문이죠.

  하천 복원사업은 전반적으로 더 자연 친화적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본래 자연의 모습을 다시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사업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하천 복원사업의 명칭에서도 드러납니다. 과거엔 하천 복원사업의 명칭이 수질 오염 정화에 집중한 ‘하천 정비사업’이었습니다. 지금은 ‘생태하천 복원사업’이라고 명명하고 있죠. 사업의 초점이 자연성 회복으로 옮겨간 것은 분명히 긍정적인 변화라고 봅니다.”

 

  - 복원사업 진행이 일관적이지 않다는 지적도 있던데

  “2018년 이전까지는 하천 관리의 주체가 일원화되지 않았습니다. 당장 가까운 하천을 따라 걷다 보면 행정구역이 달라지면서 하천 관리 방식도 변화한다는 점을 체감할 수 있습니다. 하천은 길게 이어져 있지만 구역마다 관리의 주체가 다르기에 하천복원사업의 방향성에도 차이가 존재하게 됩니다. 현재 국토교통부와 환경부에서 함께 복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국토교통부에서는 운동시설 등의 여가 공간 확보에, 환경부에선 생태적 가치 복원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사업 과정에서 혼선이 발생하고 있는 겁니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생태하천 복원사업의 주체가 환경부로 변경되기에 앞으로는 일관적인 복원사업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 하천 복원사업의 실패 요인이 있다면

  “하천을 복원하기 위해선 상당히 큰 비용이 수반되다 보니 예산의 한계로 생태계 회복에 어려움이 생기기도 합니다. 하천 생태계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자연 하천의 경우처럼 물이 흐르는 길을 구부러지게 바꾸고 물가에 녹지도 조성해야 합니다. 도심에 있는 하천을 이런 방식으로 복원하기 위해서는 하천 근처의 도로와 건물을 포기해야 하죠. 즉 도심 한복판의 비싼 땅을 하천 복원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정부에서 이 땅과 건물의 소유주들에게 보상해주는 방법이 있지만, 하천 복원사업 과정에서 이미 건설비나 유지 관리비 등으로 큰 예산을 들인 정부가 보상금까지 내주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그래서 생태하천 복원사업은 비용 문제가 늘 발목을 잡게 되고, 결국 자연성 회복이 미흡한 도심하천 복원 사례가 많아지게 됩니다.

  유권자의 표를 얻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되는 일부 하천 복원사업들도 수생태계 복원의 목표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이렇게 시행된 사업은 생태계 복원이 아니라 사람들이 선호하는 자전거 도로, 농구장 등의 여가 공간 설치를 목표로 합니다. 전문가들이 적절한 하천복원 방향을 제시하고는 있지만, 사업시행의 최종 결정자는 정치인이기에 자연성 회복이라는 본래 목적을 뒤로한 사업들이 종종 시행되는 겁니다. 

  하천 근처에 만든 여가 공간들은 오히려 하천 수생태계 회복에 방해가 됩니다. 야간에 사람들을 위한 환한 빛이 하천에 들어와 동식물의 식생에 지장이 생기고, 흙이나 수풀 등으로 덮여있어야 하는 구역엔 농구장 같은 인공바닥이 자리하게 되니까요. 이런 식의 구조가 자리 잡으면 하천 복원사업은 끝내 자연성 회복과는 멀어질 겁니다.”

 

  - 생태하천 사업의 지향점은

  “앞으로의 생태하천 복원사업은 하천 생태계 회복에 중점을 둬야 합니다. 그리고 시민들이 하천 생태의 중요성을 깨닫도록 도와야 합니다. 하천 생태를 회복해야 하는 이유는, ‘스스로 지속이 가능한 하천’을 만들기 위함입니다. 하천이 자연성을 회복하면, 하천을 유지하고 관리하는 데 큰 노력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하천을 관리하는 데 들였던 비용과 시간을 절감하게 될 겁니다. 또한, 생태하천은 기후 위기에 따른 여러 변화에 스스로 적응하는 능력도 갖추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자연성 회복의 중요성을 시민들에게 제시하고, 관련 교육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현재도 지자체 차원에서 생태하천 복원사업을 담당하는 공무원이나 관련 시민단체를 대상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런 노력을 통해 우리 사회 전체가 수생태계 회복의 중요성에 공감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앞으로 꼭 거쳐야 할 관문입니다.

  아직은 그 인식을 심어주는 과정이 쉽지 않습니다. 집 근처 하천이 복원된다면 그곳에 애견놀이터, 게이트볼 부지, 자전거 도로 등의 시설이 당연히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여전히 많습니다. ‘왜 내가 이걸 자연에 양보해야 해’, ‘왜 내가 필요한 시설이 없이 불편하기만 한 사업이 진행되는 거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인식이 함께 바뀌지 않는다면, 하천 복원사업은 장기적으로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글 | 김민재 기자 flowerock@

사진제공 | 송미영 경기연구원 부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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