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6월 1일 진행된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후 처음 맞는 전국단위 선거인만큼 향후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의 화합과 협력이 가능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본지는 본교가 위치한 성북구, 동대문구, 세종특별자치시 후보들의 공약을 비교했다.


 

이춘희 “민주당이 행정수도 세종 만들었다”

최민호 “새로운 사람이 새로운 세종 만든다”

공약 사안 두고 TV 토론에서 날 선 대립

 

  세종캠퍼스가 위치한 세종특별자치시에선 현 시장인 이춘희 더불어 민주당 후보와 충청남도 행정부지사, 국무총리 비서실장 등을 역임한 최민호 국민의힘 후보가 붙었다. 이춘희 후보는 출정식에서 “세종시를 부정하고 백지화하려는 세력은 세종 시민 앞에 우선 사과해야 한다”며 “세종시 최고 전문가이자 설계자인 내가 행정수도 세종시를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최민호 국민의힘 후보는 “민주당 텃밭인 세종시의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내 지지율이 더 높다”며 “지난 8년간 민주당 행정에 실망한 시민들이 국민의힘에 새로운 기대를 걸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춘희: 내가 시작한 세종시, 마무리 지을 것

  이춘희 후보는 더불어민주당이 세종시를 행정수도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음을 내세운다. 노무현 정부는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 위헌 결정에도 세종시에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을 추진했으며 문재인 정부는 행정안전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소벤처기업부를 세종시로 이전했다. 지난해 9월에는 민주당 주도로 국회 세종의사당을 설치하기 위한 국회법이 개정됐다.

  8년간 세종특별자치시장을 역임하며 이룬 성과도 강조한다. 세이브더칠드런과 서울대학교 사회복지연구소가 발표한 ‘2020 한국 아동 삶의 질’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세종시의 CWBI(아동 삶의 질 지수)는 113.9로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높은 수치였다. 지난해에는 지방자치단체 정부합동평가에서 특·광역시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최민호 후보는 ‘KBS’와의 인터뷰에서 “아동 복지와 같이 전국 최고 수준인 분야가 있는 한편, 아직 부족한 부분도 있다”며 “앞으로는 청년 정책 개발을 위해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3선에 성공해 오랫동안 계획했던 행정수도 실현 시기를 앞당길 계획이다. 그는 2027년까지 국회 세종의사당을 개원할 것을 약속했다. 대통령 세종집무실 조기 설치와 행정수도 명문화 개헌을 통해 한국의 워싱턴 D.C를 만드는 게 목표다. 이외에도 △KTX 세종역 건설 △농촌기본소득 지급 △주요 언론사 유치 통한 세종미디어클러스터 조성을 공약했다.

  대학 및 청년 대상 공약은 △19-38세 청년에게 면적 28㎡ 이상 주택 공급 △공공기간 외 지역인재 취업기회 확대 △창업 진흥 위한 ‘청년스마트창작터’ 조성 △신개념 캠퍼스타운형 국립 세종대학교 설립 등이 있다.

 

  최민호: 윤 대통령 충청권 공약 위해 협력

  최민호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과의 협력을 통해 세종시 발전을 도모한다. 그는 윤석열 정부가 첫 국무회의를 세종에서 열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세종시가 행정수도로 가는 첫 관문을 여는 역사적인 일”이라며 “윤 대통령이 충청권 공약을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지자체장으로서 윤 정부의 성공을 물심양면으로 도울 예정이다.

  최 후보는 30년 동안 행정전문가로 활동해온 것을 강조했다. 제24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생활을 시작한 그는 충청남도 행정부지사, 행복청장, 국무총리 비서실장 등을 역임했다. 또한, 코로나19 극복 ‘베란다 콘서트’, 문화살롱 ‘석가헌’을 운영한 이력을 통해 자신이 문화예술 기획자로서의 역량도 갖췄음을 제시했다.

  최 후보는 행정수도를 넘어 미래전략특별시를 꿈꾼다. 윤 대통령의 공약인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과 대통령 세종집무실 설치를 돕고 중앙 방송국 및 메이저 통신사를 유치해 디지털미디어센터(DMC)를 조성할 계획이다. 부동산 분야에서는 주택 청약제도를 개선해 아파트 청약비율을 80%까지 확대하고, 최대 5000만 원의 무이자 전세자금 지원하는 등 실거주자 중심의 부동산 정책을 구상했다.

  대학 및 청년 대상 공약으로는 △1인 가구용 반값 임대주택 공급으로 청년 주거비 부담 완화 △고대~홍대 세종캠퍼스 일원 창업혁신클러스터 조성 △서울대, 공주대, 충북대 등 6개 대학 공동캠퍼스 임기 내 개원 등이 있다.

 

  TV 토론, 선거 막판 변수 될까

  18일 열린 세종시 출입기자단과 SK브로드밴드 세종방송 공동초청 토론회에서 두 후보는 사사건건 부딪쳤다. KTX 정차역을 어디에 설치해야 할지 토론하는 과정에서 가장 첨예하게 대립했다. 최민호 후보는 “조치원역에 KTX 고속열차를 정차시켜 조치원역을 세종시 북부권 관문역으로 하고 조치원읍을 비롯한 북부권 주민들이 곧바로 서울역 또는 부산역 방향으로 여행할 수 있게 하자”고 주장했다. 이춘희 후보는 금남면 발사리로 예상되는 금남역에 KTX 고속열차가 정차할 수 있는 시설을 만들어 “고속열차와 ITX 열차, 대전지하철을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하자”고 전했다.

  공통 공약인 행정수도 관련 토론에서도 대립했다. 최 후보는 “젊은 청년들이 삶을 개척하는 기반이 되는 도시, 중앙부처와 청와대, 국회가 어우러지는 곳이 ‘진짜’ 수도”라며 “건물과 시설이 아닌 ‘기능’을 갖춘 수도를 위해 윤 대통령과 나는 세종시 관련 7대 공약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에 이 후보는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행정수도 말 바꾸기와 약속 불이행의 역사를 잊지 못해 최 후보가 진짜 수도를 만들자고 말해도 시민들은 여전히 불안해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직인수위 세종시 설치, 첫 국무회의 세종시 개최 약속은 이미 시행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한편, 이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법률지원단은 23일 ‘세종시 닷컴’에 이 후보에 대한 비방성 게시글을 여러 차례 작성해온 아이디 ‘바람바람불어요’ 사용자 A씨를 세종시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했다. 이 후보 측은 A씨가 최 후보 아들과 동일한 이름과 이메일 주소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TV토론과 신고로 세종특별자치시 시장 선거는 더 뜨거워질 예정이다.

 

글 | 류요셉 기자 sonador@

사진제공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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