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신화의 나르키소스는 물속에 비친 자신과 사랑에 빠졌다. 그 모습을 만지려 손을 대자 물에 비친 얼굴은 흐트러졌다. 결국 그는 물속의 자신을 껴안으려는 욕심 때문에 물에 빠져 죽음을 맞이했다. 강에 비친 풍경은 선명하다. 하지만 곧 바람에 강물이 일렁이자 풍경은 사라지고 만다. 그토록 바라고 욕심내던 것들은 어쩌면 강물에 비친 허상과도 같지 않을까. 우리는 나르키소스가 아니다. 한순간의 일렁임으로 사라지는 것들에 빠져버려선 안 된다. 긴 세월에 변하지 않을 가치를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하동근 기자 hdng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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