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 융합과 확장 위해 개편”

교양과목 전면 절대평가 시행

개편 이후 피해 사례도

 

  지난 1월 23일 2024학년도 교양 교육과정 개편사항이 발표됐다. 이번 개편으로 24학번 신입생에게 △코딩·바이오교과목 신설 △학문세계의탐구Ⅱ 선택이수 △Academic EnglishⅡ 선택이수가 적용된다. 이외에도 △자유정의진리 과목명 변경 △글쓰기 취득학점 변경 △Academic English 취득학점 변경 △교양분류 단순화 △평가방식 P/F 또는 절대평가 통일이 이뤄진다. 

 

2024학년도 필수이수 교양 개편안
2024학년도 필수이수 교양 개편안

 

  코딩·바이오교과목 신설

  24학번 신입생부터 코딩교과목 6학점(SW프로그래밍의기초·데이터과학과인공지능)과 바이오교과목 3학점(생명과학의세계)을 이수해야 한다. 코딩교과목은 기존 공통교양 과목이었던 ‘정보적사고’를 확대 개편한 것으로 모두 비대면으로 개설되며, 바이오교과목 ‘생명과학의세계’는 무크(MOOC)로 진행된다. 고려대 SW중심대학사업단 소속 김현철(정보대 컴퓨터학과) 교수는 “소프트웨어는 컴퓨터뿐만 아니라 모든 학문에서 기본적으로 사용되는 도구”라며 “학생들에게 데이터를 다루고 분석하는 역량을 키워주기 위해 코딩교과목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한편 1학년 교양필수 과목인 ‘자유정의진리’는 ‘학문세계의탐구’로 명칭이 바뀐다. 기존 ‘자유정의진리’와 교육과정상 차이는 없다. 송승희 교양교육원행정팀 팀장은 “‘교육 목표가 교과목명에 반영되는 것이 좋겠다’는 집행부 지침에 따라 교과목명을 변경했다”고 밝혔다. ‘Academic EnglishⅠ’과 ‘글쓰기’는 수업 시수가 지난해와 같지만 취득 학점은 각각 1학점에서 2학점, 2학점에서 3학점으로 변경된다. 송 팀장은 “수업시간과 학점이 일치하지 않아 혼동이 있다는 의견을 반영해 시수와 학점이 일치하도록 정비했다”고 말했다.

  개편 전 공통교양이던 ‘학문세계의탐구Ⅱ’와 ‘Academic EnglishⅡ’는 교양선택으로 바뀌었다. 송 팀장은 “코딩·바이오 과목이 필수로 편제됐기 때문에 교양필수를 19학점으로 맞추기 위한 일환”이라고 밝혔다. 단 23학번 재학생까지는 ‘학문세계의탐구Ⅱ’와 ‘Academic EnglishⅡ’를 필수적으로 이수해야 한다.

 

  “학생 수요 고려해 절대평가 도입”

  고려대 학사운영 규정상 교양교과목 구분은 기존 ‘공통교양, 핵심교양, 선택교양’에서 ‘교양필수, 교양선택’으로 바뀌었다. 단 23학번 재학생까지는 학과별 핵심교양 이수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송승희 팀장은 “핵심교양은 23학번까지 졸업필수 요구학점이기 때문에 사라지지 않지만 24학번부터는 영역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수강할 수 있게끔 바뀌는 것”이라고 밝혔다.

  교양교과목 평가 방식은 모두 절대평가나 P/F가 됐다. 기존 ‘학사운영 규정’ 제76조의 예외조항에 따라 선택교양 과목은 상대평가를 시행했지만, 이번 개편으로 해당 예외조항이 삭제되며 교양교과목은 전면 절대평가로 전환됐다. 송 팀장은 “교육부의 정책 및 타 대학의 성적평가 현황을 고려할 때 이제는 대학 교육에서 절대평가의 합리성과 보편성이 검증됐다고 판단했다”며 “학생들의 수요를 고려해 절대평가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학생들은 교양과목 전면 절대평가화를 대체로 반기고 있다. 김유민(문과대 한국사20) 씨는 “절대평가로 바뀐다면 성적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을 것 같다”며 “학점 부담에서 벗어나 관심 있는 학문을 배울 기회가 생겨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영준(경영대 경영22) 씨도 “타인과의 경쟁이라는 불안 요소 없이 온전히 본인의 학습에 집중할 수 있게 될 것”이라 평했다.

 

  개편 후 수강정원 부족 지적도

  그러나 서울총학 임시중앙집행위원회 교육시설국(국장=김한범)은 개편으로 인한 학생 피해를 지적했다. 교육시설국에서 자체 시행한 ‘24학번 수강신청 피해상황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635명 중 509명이 ‘정원 부족으로 인하여 교양필수 수강신청에 실패했다’고 답했다. 전체 응답자 중 228명은 ‘Academic English’의 정원 부족을 지적했다. 김한범 국장은 “‘Academic EnglishⅠ’과 ‘학문세계의탐구Ⅰ’이 2학기에도 개설된다는 점을 감안해도 예상했던 수강정원보다 더 적다”고 비판했다. 교양교육원은 “1학기 ‘Academic EnglishⅠ’ 분반 당 수강정원을 18명에서 25명으로 확대하고 2학기엔 소수 인원 분반을 유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일부 학과에서 필수적으로 이수해야 하는 기초과학 과목과 ‘SW프로그래밍의기초’의 강의시간 중복 문제도 지적됐다. 김한범 국장은 “전기전자공학부와 생명과학대학 소속 일부 학과에서 필수이수 과목과 ‘SW프로그래밍의기초’ 수업시간이 겹친 사례가 나왔다”고 말했다. 교양교육원은 “전기전자공학부는 학과 차원에서 ‘SW프로그래밍의기초’를 1학년 이후 수강으로 지정했고, 생명과학대학도 1학년 이후 수강으로 미루자는 의견이 있었으나 학생 선택권 보장 차원에서 분반을 개설한 것”이라며 “계절학기 혹은 2학기 개설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글 | 노진기 기자 nobita@

인포그래픽 | 전장원 기자 newje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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