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식사 후면 마치 누군가와 약속을 한 것처럼 매점에 들리곤 한다. 정해진 규칙처럼 웰빙 음료를 집어 드는 모습이 꽤나 낯설다. 우리는 언제부턴가 ‘옥수수’로 만든 물을 마시고 ‘녹차’로 만든 아이스크림을 먹기도 하며, ‘검은콩’으로 만든 비스킷을 먹는다. 다니는 거리마다 웰빙(well-being) 열풍을 증명하는 듯 요가원이나 채식 중심 음식점 등 관련 상품이 눈에 띈다.

웰빙의 확산과 더불어 식이 조절 습관이나 운동량이 증가하는 등 건강한 생활 방식에 관심이 늘고 있다. 이처럼 웰빙은 바쁜 현대인의 일상에서 건강한 육체와 정신을 동시에 추구하는 문화 조성에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웰빙에 대한 뚜렷한 가치관 없이 그저 ‘유행이니까’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이유 없이 다른 곳보다 비싼 피트니스 센터를 다니고, 정확한 차이도 모르면서 웰빙의 이미지가 강한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다. 날씬한 연예인이 전문 강사의 도움으로 피트니스 비디오를 출시하면 너도나도 따라한다.

아무리 좋은 취지의 웰빙도 지나치면 독이 된다. 최근에는 웰빙에 지나치게 집착하면서 이른바 ‘웰빙 강박증’을 앓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웰빙이라는 수식어가 붙으면 무조건 좋다는 과장된 선입견은 기업들의 웰빙 상업화를 부추기고 있다. 물론 건강에 좋은 음식을 먹고, 삶의 질을 높이며 즐기겠다는 생각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웰빙은 현대 사회 속에서 분명 보다 더 잘사는 삶의 방법 중 하나가 될 것이다. 하지만 무조건적인 웰빙 선호는 심한 운동 중독이나 건강보조식품 피해 등의 사례를 낳는다.

미국 노스웨스트대 심리행동센터 대니얼 키르센바움 박사는 "천천히 자신을 돌아보는 마음, 잠깐이라도 여유 시간을 활용해 건강을 다지는 노력이 진정한 웰빙 라이프"라고 말했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말이 있다. 신체와 정신적 건강이 적절한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진정한 웰빙이 실현되는 것이다.

무조건 ‘웰빙 음료’를 마시거나 ‘웰빙 과자’를 먹는다고 해서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무분별한 습득에서 벗어나 웰빙에 대한 가치관을 확립시켜 최종 목적인 ‘잘 먹고 잘 사는’ 삶을 추구해야한다.

정지은 기자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