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라틴아메리카 인구의 다수를 차지하는 메스티소는 1492년 콜롬버스의 신대륙 발견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던 인종이었으며, 신대륙 발견 이후 유럽인들에 의한 정복과 식민의 결과로 지구상에 등장하게 된 신인류이다. 즉 식민지에서의 백인혈통의 순수성을 비교적 잘 유지한 영국과 프랑스의 경우와는 다르게 스페인인들은 라틴아메리카 원주민들과의 광범위한 혼혈을 통해
공학을 전공하는 이들에게 공학적인 전문적인 지식과 더불어 꼭 갖추어야 할 덕목은 인문학적인 소양, 삶을 즐기는 법과 감사할 수 있는 여유라고 생각한다. 인문학적 소양이 부족한 과학/공학, 삶의 여유가 부족한 과학/공학은 인류에게 이를 가져다주기 보다는 두려운 재앙(이를테면 원자폭탄이나 물질만능주의 같은)만을 초래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필자의 세대에서 유난히
'역대명화기-중국 옛 그림을 말하다(장언원 지음, 조송식 옮김, 시공사, 2008)'를 소개한다.우리 민족 전통 그림의 연혁과 이론적 배경을 이해하고자 할 때 중국 화론을 들추어 보게 되고 그 중에서도 종병의 화산수서, 장언원의 역대명화기, 형호의 필법기, 곽희 부자의 임천고치, 소식의 화론, 동기창의 화선실수필, 석도의 고과화상화어록 등을 필독서로 꼽
조나단 챠테리스-블랙(손장권 옮김), 2009, 세상을 움직인 레토릭, 해피스토리, 이 책의 원 저서명은 “Politicians and Rhetoic: The Persuasive Power of Metaphor"이다. 평범하게 옮기면 ‘정치수사학: 메타포의 설득력’이다. 정치는 설득하는 행위이다. 개인간의 정치적인
1. 우리는 머리로는, 자신이 주변 세계와 필연의 관계를 맺고 있다고 여긴다. 하지만 그런 관계가 내 삶에 관통해 있다는 사실은 해석적 추론에서만 납득할 수 있을 뿐이다. 우리는 나의 장래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은 물론, 지금 당장이 어떻게 될지조차 알지 못한다. 만일 미래의 구체적 사실은 아니라도 방향성이나마 예측할 수 있다면 불안감을 이겨내고 지금의
Life's Dominion에서 로널드 드워킨(Ronald Dworkin)은 낙태와 안락사를 법으로 허용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답하고자 하는데 이 책의 주제 보다 더욱 매혹적인 것은 장중하면서도 집요한 논증방식이다. 드워킨(Dworkin)은 하버마스(Habermas) 및 롤스(Rawls)와 함께 칸트의 철학을 법학적으로 계승한 가장 유명한 법철학자 중의 한
저자 프리초프 카프라는 서문에서 동양의 고승이나 도사가 도(道)를 깨치는 순간과 비슷한, 늦여름 오후 해변에 않아서 파도를 바라보다가 “나는 나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것이 하나의 거대한 우주적 춤을 추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고 서술하고 있다. 이 책의 원문 제목을 직역하면 ‘물리학의 도’이다. ‘도&
‘짝퉁’이 판을 치는 세상이다. 제조기술이 발달해 짝퉁과 정품을 구별하는 일이 쉽지 않다. 짝퉁은 시계나 핸드백을 파는 시장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미술품이 전시된 갤러리에도 존재하고, 사람들이 모여 사는 ‘인간사회’에도 존재한다. 짝퉁에 속지 않으려면 먼저 정품의 특징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짝퉁과 정품의 차이를
중학교에 들어가 처음으로 읽은 본격 저작물은 세계사 전집 가운데 19세기 부분의 권이었다. 학교 도서관에서 빌렸던 그 책에 대해 지금은 구성은커녕 제목도, 출판사항도 기억하지 못한다. 하지만 1814년 나폴레옹 1세가 몰락하고 부르봉 왕가가 복귀하는 순간을 묘사한 장면만은 잊지 않고 있다. 루이 18세가 베르사유 궁에 들어가기 위해 마차에서 내리는 장면이었
여행은 일상으로부터 벗어나 미지의 세계를 경험하고 자신이 살고 있는 세상을 돌아다볼 수 있다는 점에서 분명 즐겁고 유익한 일이다. 교통과 통신이 발달한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세계 여러 나라를 여행하고 자신의 견문을 적어놓은 여행기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이 쓴 근래의 여행기 가운데 흥미롭게 읽은 것은 홍은택과 김난희의 글이었다. 이들 여행기는
인류가 지식을 축적한 이래로 가장 신비한 현상, 즉 과학적으로 추론해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현상 중 하나는 생명체의 물질대사와 죽음일 것이다. 일반적으로 자체의 물질대사(metabolism)에 의해 자발적으로 움직이고 성장, 번식하는 물체를 생명체라 하며 이러한 현상이 멈추는 것을 죽는다고 한다. 자연현상은 근본원리, 즉 과학법칙을 찾아내고 그로부터
지난해부터 조그만 나라, 오만의 신도시 설계를 맡게 됐다. 자연히 없는 시간을 쪼개어 중동에 가야할 일이 잦아졌고 매번 짧은 시간 안에 강도 높은 일을 소화해야 했다. 빡빡한 일정을 마치면 피로도 덜고 친목도 다질 겸 그 곳 사람들과 회식을 하곤 했는데, 회식을 하면서 현지인들이 와인을 홀짝거리는 걸 보게 될 때가 있었다. 중동 사람들은 당연히 술을 마시지
자본주의의 ‘최신버전’인 신자유주의. 오래된 이론에 불과했던 신자유주의는 1980년대 영국의 대처 수상과 미국의 레이건 대통령 이후 비로소 현실의 정치경제적 실천으로 구체화됐다. 신자유주의란, 간단히 말하면 애덤 스미스의 자유주의를 오늘날 현실에 맞게 되살린 이념이다. 국부론으로 상징되는 스미스의 자유주의는 봉건 체제를 타파해 자유로운
책을 읽다 보면, 그 중에는 저자가 직접 경험하고 쓴 책이 있는가 하면 기존에 출판된 여러 책의 내용을 조합해 만든 책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뇌와 마음에 관한 서적들이 서점의 진열대를 점령하고 있는 요즘, 이 책을 특별히 소개하고 싶은 이유는 그 속에 저자 자신의 생생한 진료 경험과 실험실의 우아한 과학이 잘 어우러져 뇌와 마음의 관계가 손에 잡힐 듯
이번 학기 본지 학술면에서는 본교 교수 7명이 추천하는 책을 소개하고 그 평을 싣는다. 본격적인 연재에 앞서 서평의 역사와 현대적 의미를 되짚어본다. 근대 이후 출판량이 증가하고 독자층이 두터워지면서 현대의 서평은 그 자체가 하나의 예술장르가 됐다. 우리나라는 90년대 이후 신문이나 잡지, 출판사 무크지 등에 고정 서평란이 생겼으나 서평의 기원 혹은 유형에